국내 인터넷 1세대 주역 중 한 사람인 허진호 아이월드 사장(41)이 재도약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새 사업영역은 네트워크관리솔루션(NMS). 인터넷서비스에서 소프트웨어(SW) 개발로 방향을 바꿨다. 아이월드 설립시 받았던 1천5백만달러의 자금 중 남은 돈은 투자사들에 돌려주고 인원을 대폭 줄이는 등 회사 구조도 새롭게 개편했다. "인터넷 관리서비스(MSP) 사업은 성공하지 못했지만 사업과정에서 얻은 기술 덕분에 관련된 패키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가 쉬웠다"며 "NMS 시장의 경우 이미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만큼 특정 산업별 요구에 맞춘 새로운 형태의 제품으로 승부를 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현재 몇몇 은행과 함께 현금자동지급기 등 각종 자동화기기를 통합적으로 관리해 주는 SW 개발에 전력 투구하고 있는 것은 이런 전략에서다. 허 사장은 지난 2000년 MSP 사업에 뛰어들었으나 열악한 시장 환경을 이겨내지 못하고 올해 초 서비스를 중단해야 했다. MSP는 인터넷을 통해 고객사의 네트워크와 전산장비 등을 관리해 주는 서비스로 한때 유망 분야로 각광받았다. 그는 "MSP는 새로운 분야로 수요를 직접 개척해야 했던 데다 기대한 만큼 시장이 빨리 형성되지 않아 비즈니스 모델을 정립하기 힘들었다"며 "앞으로도 2,3년은 더 기다려야 될 것으로 판단해 일단 사업을 포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허 사장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학원 재학시절 국내 처음으로 외국(미국 하와이대)과 국내 인터넷망을 연결한 국내 인터넷업계 산증인이다. 1994년에는 국내 최초의 인터넷서비스제공(ISP) 업체인 아이네트기술을 설립하기도 했다. "새롭게 출발하는 만큼 더 열심히 일해야죠." 다시 출발선에 선 각오를 짧은 말로 대신한 그가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