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고추장 시장에는 광고전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이 시장의 후발주자인 샘표식품이 1,2위 업체인 해찬들과 대상을 함께 공략하는 비교광고를 주요 여성 잡지에 대대적으로 게재한 것이다. 샘표식품은 이 광고에서 "순창 찰고추장은 태양초 포함 여부를 알 길이 없는 데다 중국산이 섞여있고,해찬들의 태양초고추장은 국산 태양초 비율을 정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면서 선발업체들을 건드렸다. 이에 대해 해찬들과 대상은 "관심없다"거나 "대응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내심 신경이 쓰이는 모습이다. 샘표식품의 도발에 대해 업계에선 후발주자로서 시장의 주목을 끌려면 밋밋한 홍보 만으로는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첫 제품을 내놓은 새내기 입장에서 기선을 잡기 위해 "초강수"를 뒀다는 것이다. 이보다 앞서 올 봄부터 7월까지는 고추장 시장 1,2위 업체인 해찬들과 대상 간에 선두다툼이 뜨거웠다. 대상이 월드컵을 계기로 유상철 선수를 모델로 한 광고를 내보내며 대대적으로 판촉활동을 벌이자 해찬들도 신상품 샘플을 뿌리고 덤을 얹어주며 정면으로 맞섰던 것. 이들 회사의 경쟁은 해찬들이 제일제당 "관계사"라는 점에서 70년대 후반에 벌어졌던 제일제당과 미원(대상의 전신)의 조미료 싸움 후속편과 같은 양상을 띠면서 끈질기게 지속되고 있다. 고추장,된장.쌈장,간장 등 크게 3가지로 분류되는 장류시장에서 빅3인 해찬들 대상 샘표식품의 경쟁은 다른 어느 분야보다 치열하다. 장류시장의 주력 3개 제품은 업체별로 제조 노하우가 거의 유사하고 유통망도 단일하다. 하지만 3개 부문마다 1위 기업이 모두 다를 정도로 주도기업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어느 업체든 조금만 더 고삐를 죄면 1등이 될 수 있는 상황이므로 싸움은 더 뜨거울 수 밖에 없다. 지난 2001년 2천억원 규모로 성장한 고추장 시장에선 해찬들,1천4백억원 규모의 간장 시장에선 샘표식품,1천3백억원 규모의 된장 시장에선 대상이 각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빅3 외에 부문별 전문업체들도 나름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간장의 경우 몽고간장 오복간장 신송식품,된장.고추장에는 참그루 신송식품 등이 있다. 최근 국내에선 생활패턴 변화에 따라 장류제품의 상품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와관련,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장 규모가 커짐에 따라 주도권을 잡기 위한 업체간 경쟁도 더욱 뜨거워질 것"이라면서 "1위 업체로의 부상 여부는 브랜드 파워를 얼마나 확고하게 다지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조정애 기자 j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