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사흘째 하락, 15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달러/엔 환율이 125엔 언저리로 반등한 흐름이었음에도 차츰 괴리감을 드러내며 공급우위의 장세에 이끌렸다. 장 후반들어 분위기가 아래쪽으로 몰린 가운데 달러를 팔고자 하는 심리가 월등히 강했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0.20원 내린 1,245.90원에 한 주를 마감했다. 종가기준으로 연중 최저치이자 지난해 2월 21일 1,238.00원 이래 가장 낮은 수준. 일본 외환당국이 이끈 달러/엔의 125엔대 반등이 달러/원의 상승세를 이끌기도 했으나 가중되는 물량부담과 하락 심리의 지속이 반락 궤적을 그렸다. 1,250원은 '고점인식'이 강함을 확인했다. 역외세력도 미처 팔지 못한 물량을 처분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업체 네고물량도 결제수요를 압도했다. ◆ 월말 네고장세, 달러/엔 주목 = 다음주 본격적으로 월말을 앞둔 네고장세에 돌입한다. 달러/엔에 대해 일본 외환당국의 개입 우려감과 달러 약세 흐름이 상충되는 가운데, 시장 분위기나 물량부담을 감안하면 1,230원대의 진입도 충분히 예상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물량이 예상보다 많지 않았으나 특별히 결제수요라고 나온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수급상 공급이 앞섰고 분위기도 하락쪽으로 기울었다"며 "일본 개입도 어느정도는 일단락이 돼 속도조절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음주 달러/엔이 124엔을 하향하지 못하면 달러/엔이 1,240원을 뚫고 선제적으로 내려서기엔 부담이 있다"며 "다만 다음주 월말 네고 등을 감안하면 1,235원까지 내려설 여지가 있고 위로는 1,255원 정도가 막힐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에 기대 1.250원대 달러매수(롱)플레이가 물량부담으로 여의치 않자 되파는 쪽으로 기울었다"며 "물량을 흡수할만한 주체가 없어 반등이 어려운 흐름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주말 한중일 재무장관 회의를 거쳐 다음주 달러/엔에 대한 일본 외환당국의 대응이 관건이며 124엔을 저점으로 삼는다면 1,230원대 진입도 가능하다"며 "다음주 거래는 1,235∼1,255원에서 이뤄지면서 원-엔 비율은 10대1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 달러/엔 125엔 지지력 미약 = 전날 뉴욕에서 달러/엔 환율은 일본 외환당국의 이틀째 거듭된 엔 매도개입으로 반등세를 보였으나 이날 125엔대가 무거운 레벨임을 입증했다. 이날 오전중 시오카와 마사주로 일본 재무상을 필두로 다케나카 헤이조 경제재정상, 미조구치 젬베이 재무성 국제금융국장 등의 연이은 입심이 '엔 강세 저지'를 위한 파상공세를 강화했다. 달러/엔은 개입 우려감으로 125엔대 초반 흐름을 펼치다가 런던장에서 반락, 125엔이 붕괴됐으며 오후 4시 46분 현재 124.98엔을 기록중이다. 밤새 발표 예정인 미국의 1/4분기 경제성장률 수정치가 예상보다 호조를 띨 것이란 전망이 달러화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예측이 쉽지 않은 흐름. 엔/원 환율은 전날 100엔당 1,000원대에서 소폭 하향 같은 시각 994원선으로 내려선 상태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149억원의 매도우위인 반면, 코스닥시장에서는 227억원의 매수우위를 보였다. 시장의 관심권 밖이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달러/엔 상승 등을 반영, 전날보다 4.90원 오른 1,251원에 개장한 환율은 1,250원대를 한동안 거닐다가 매물벽에 막혀 9시 37분경 1,249.20원으로 밀렸다. 이후 환율은 1,249∼1,250원을 오가다가 1,250원대 안착이 좌절되자 시장 참가자들의 매도공세가 강해지면서 11시 41분경 1,247.80원까지 반락한 뒤 1,248.4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10원 오른 1,248.50원에 출발한 환율은 업체 네고물량이 출회되면서 조금씩 레벨을 낮춰 2시 55분경 하락반전하고 3시 12분경 1,245.40원까지 흘렀다. 이후 1,245∼1,246원을 오가며 보합권을 횡보하던 환율은 4시 전후 달러되팔기(롱스탑) 등의 강화로 29분경 이날 저점인 1,243.00원까지 내려섰다. 이날 장중 고점은 개장가인 1,251.00원이며 저점은 1,243.00원으로 환율 변동폭은 8.00원을 기록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7억9,44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1억3,48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스왑은 각각 1억4,300만달러, 3억6,580만달러가 거래됐다. 24일 기준환율은 1,247.7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