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와 함께 대한생명 인수를 추진중인 일본 오릭스가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요구한 대생 가치 재실사 작업에 응할 수 없다는 방침을 예금보험공사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부가 지난 3월말 기준으로 대생의 가치 재평가를 고집하면서 원매자측 실사를 요구할 경우 오릭스의 컨소시엄 탈퇴와 함께 한화의 인수작업이 무산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15일 "예보를 지난 14일 방문한 오릭스측이 협상 지연에 대한 문제제기와 함께 6월 중순까지 한국 정부의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화측은 "오릭스측이 이처럼 계속 협상이 지연될 경우 한국에 대한 투자를 재고할 수밖에 없다는 점과 재실사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한화 관계자는 "오릭스가 빠진 상태에서 독자적으로 재실사 작업에 참여할 수는 없다"며 "지분 33%를 갖기로 한 오릭스가 컨소시엄에서 탈퇴할 경우 한화의 독자적인 인수는 어렵다"고 전했다. 한화와 오릭스측은 작년 10월 1백만달러를 들여 실사를 벌였는데 적지 않은 돈이 투입되는 실사를 또 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화는 정부가 기업가치 재평가 작업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합리적인 가격을 제안할 경우 협상에 응할 수 있지만 과도한 매각 대금 인상을 요구할 경우 인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한화측은 자격 논란과 관련,본계약 즉시 세계적 보험업체와 일정 지분 양도를 포함한 전략적 제휴를 맺어 대생을 공동 경영하겠다는 방침을 정부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는 현재 4∼5개 해외업체와 제휴 문제를 논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는 또 정부가 대생의 자금이 다른 계열사로 흘러들어갈 것을 우려하는 것에 대비, 보험사의 계열사 대출한도(자산의 5%)보다 낮은 가이드 라인을 설정할 경우 이를 받아들이겠다는 입장도 정부측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