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세관과 출입국관리사무소가 승객 휴대품 검색을 위한 X-레이 투시기 설치 문제를 놓고 두달째 공방을 벌이고 있다. 세관은 월드컵을 앞두고 당초 지난달초부터 위해물품 반입 차단을 위해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입국장에 문형 금속탐지기와 함께 X-레이 투시기를 설치, 선별적으로해오고 있는 여행자 휴대품 검색을 100% 검색(전수검사) 체제로 전환키로 했다. 이를 위해 세관은 X-레이 투시기 8대와 문형 탐지기 12대를 추가로 도입, 설치장소를 물색하고 있다. 이는 탑승전에 항공사 체크인카운터에 맡겨진 짐의 경우 비행기에서 내려질때 X-레이 검색과정을 거치지만 승객이 기내에 휴대 반입하는 짐에 대해서는 검색이 상대적으로 소홀한 점을 보완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 세관의 설명이다. 세관은 이미 검색을 거친 위탁수하물과 그렇지 않은 휴대수하물이 섞이는 것을막기 위해 X-레이 투시기를 2층 입국심사대 뒤쪽에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의견를 타진했으나 `곤란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출입국관리사무소는 심사대 뒤쪽 공간이 폭 7m에 불과할 정도로 협소해 승객들이 X-레이와 문형 탐지기 검색을 받느라 장사진을 치게 되면 심사 업무에 지장을 받게 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명백히 하고 있다. 더 나아가 `출발지 공항에서 검색을 마친 휴대품을 도착지 공항에서 또다시 검사할 필요가 있겠느냐'며 휴대품 X-레이 검색 회의론을 내비치고 있다. 휴대품 X-레이 검색은 승객들이 입국수속을 위해 장시간을 지루하게 기다려야하는 불편을 낳는 등 인천공항 개항시 목표로 했던 `입국절차 간소화'에 역행하는것이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지난 8일 오후 입국장에서 휴대수하물 X-레이 검색이 시범실시됐을때 승객들이 줄을 200m 이상 길게 늘어서서 1시간 이상씩 기다리는 일이 빚어졌다. 이에대해 세관 관계자는 "안전한 월드컵을 치르기 위해서는 승객이 다소간의 불편을 겪더라도 휴대품 X-레이 검색이 불가피하다"며 "출입국관리사무소와 계속 협의를 통해 월드컵 전에 X-레이를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출입국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위,변조 여권을 가려내는 심사업무는 고도의 정신노동인데 바로 코앞에 X-레이를 설치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입국장에X-레이를 가동하고 있는 나라는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영종도=연합뉴스) 고웅석기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