岸草不知緣底綠, 안초부지연저녹 山花試問爲誰紅. 산화시문위수홍 元造本來惟寂寞, 원조본래유적막 年年多事是春風. 년년다사시춘풍 .............................................................. 강 언덕의 풀은 어찌하여 푸르고 / 산에 핀 꽃은 누굴 위해 붉은가 / 천지자연은 본디 말이 없거늘 / 해마다 호들갑은 봄바람이 떠는구나 .............................................................. 송 장구(張矩)가 봄을 읊은 '춘음(春吟)'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일년 사계절 철마다 기후가 다르고 풍경이 다르지만 삭막하고 추운 겨울이 가고 따뜻하고 화사한 봄이 오면 사람들의 마음은 한결 더 들뜨고 설레인다. 그러나 계절의 변화는 천지자연의 큰 섭리 가운데 한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 봄이 가면 또 여름이 오고, 여름이 가면 가을 오고, 가을 가면 겨울이 온다. 그리고 그 겨울이 가면 또 봄이 오고. 사람이 어찌 봄 한 철만을 사는 미물일 것이랴. 이병한 < 서울대 명예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