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우호적인 시장 주변여건에 힘입어 사흘째 하락세를 이었다. 그러나 장중 1,314원선을 경험하기도 했으나 1,315원은 강한 경계감과 함께 지지됐다. 최근 증시 여건이 환율 하락을 주도하는 가운데 달러/엔 환율도 최근 박스권 하단인 132엔대로 내려서는 등 환율 하락 심리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물량 공급이 이를 뒷받침하지 않았으며 달러/엔 반등 기대감 등에 따른 매수세도 건재했다. 환율은 최근 개장초 달러/엔이나 증시 등을 반영한 뒤 장중 수급에 따라 변동성이 축소된 흐름을 띠고 있다. 이같은 기조는 다음날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나 외국인 주식자금 등 물량 부담을 안고 있다. 5일 달러/원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1.80원 내린 1,316.40원에 마감했다. ◆ 1,315원 중심 좌우 등락할 듯 =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분위기상 달러매도(숏)심리가 강하나 함부로 매도에 나서기엔 부담스럽다"며 "외국인 주식순매수 등으로 아래쪽을 밀었다가 달러되사기(숏커버)와 역외매수 등이 등장하며 반등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315원에 대한 지지력이 강해 이 언저리에서 탐색전이 당분간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밤새 달러/엔과 뉴욕 증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외국인 주식자금에 대한 부담도 있다"고 덧붙였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외국인 주식자금이 나왔으나 정유사 결제와 국책은행 매수 등으로 시중 포지션은 어느정도 균형을 이룬 것 같다"며 "현재 1,310원대에서 물량 공급이 없으면 공격적으로 매도하는 세력이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달러/엔은 현재 위아래로 모멘텀이 없어 막히는 분위기이며 주식자금이 얼마나 나올지에 따라 아래쪽을 테스트하게 될 것"이라며 "주변여건 호전이 지속되면 아래쪽으로 낙폭을 넓힐 수 있으며 내일은 1,314∼1,317원에서 거래될 것"으로 예상했다. ◆ 증시의 '힘' 여전 = 최근 환율 하락 분위기를 이끌고 있는 증시 여건은 이날도 힘을 발했다. 주가는 19개월여만에 840선에 올라섰고 외국인 주식순매수는 지속돼 심리적으로 하락을 유도했다. 나흘째 주식순매수를 이은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2,963억원, 560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지난 1월 25일 두 시장을 합쳐 4,039억원의 순매수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외국인이 사흘째 1,000억원 이상 매수우위를 기록, 달러공급 요인이 축적됐다. 수급은 장중 흐름을 주도한 가운데 한쪽으로 기울어진 바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주식자금이 시장에 출회됐으며 전자나 자동차업체 공급도 있었다. 그러나 1,315원 밑에서는 결제수요와 역외매수 등이 하락을 제한했다. 역외는 매수와 매도를 번갈아하며 혼조였다. 달러/엔 환율은 밤새 하락세를 보이며 132.18엔을 기록했다. 이날 달러/엔은 개장초 하락세에서 반등, 한때 132.59엔까지 올랐으나 저항선인 132.50엔에서 번번히 막히는 양상을 연출했으며 오후 4시 55분 현재 현재 132.36엔을 기록중이다. 일본 증시의 랠리가 이끈 엔화 강세는 이날 닛케이지수가 혼조 끝에 소폭 하락함에 따라 기조를 잇지 못했다. 일본 주가 강세는 3월말 회계연도 결산을 앞두고 정부의 부양책이 실시될 것이라는 기대감속에 이뤄졌다는 인식과 함께 이번주 발표 예정인 미국 공장주문 등 경제지표들의 호조가 이어질 경우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란 견해도 상존하고 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전날보다 2.20원 낮은 1,316원에 시동을 건 환율은 개장직후 1,316.50원까지 낙폭을 줄였으나 이내 1,314.50원으로 미끄러졌다. 그러나 결제수요 등으로 1,315원이 단단하게 지지된 환율은 1,315원선에서만 맴돌다가 1,315.3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10원 낮은 1,315.2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차츰 레벨을 낮춰 1시 46분경 이날 저점인 1,314.40원까지 내려섰다. 그러나 추가 하락을 위한 물량 공급이 뒷받침하지 못하고 결제수요, 달러되사기(숏커버) 등으로 환율은 3시 1분경 1,316.30원까지 반등했다. 이후 1,315원선 후반으로 반락했던 환율은 역외매수, 저가매수세 등으로 재반등, 1,316원선을 거닌 환율은 오후 4시 23분경 이날 고점인 1,316.90원까지 올랐다. 장중 고점은 1,316.90원, 저점은 1,314.40원으로 장중 2.50원이 이동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6억4,61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8억3,06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2억5,760만달러, 1억3,920만달러가 거래됐다. 6일 기준환율은 1,315.6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