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으로 금연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대한항공 여객기 조종실내 흡연문제가 조종사들 사이에 뜨거운 논쟁거리로 등장했다. 논쟁은 회사측이 ''조만간 조종실내 전면 금연을 실시하겠다''고 공지한데 대해 조종사노조측이 지난 9일 사측과 제 5차 안전운항협의회를 열면서 흡연금지 조치를 단계적으로 실시할 수 있도록 요청하면서부터 시작됐다. 회사측은 미국과 호주, 뉴질랜드 등이 자국 영공내에서 객실은 물론 조종실내흡연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전 노선에서의 조종실내 금연 시행을 준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문제는 조종사노조 홈페이지 게시판에 제 5차 안전협의회의 9번째 주요 안건으로 소개됐고, 조종사들은 찬성과 반대 양론으로 나뉘어 논쟁을 벌이고 있다. 금연 찬성 조종사들은 전 노선 객실내 금연이 시행되고 있는데 조종실만 예외를 인정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 조종실에서 담배를 필 경우 공간이 좁고 환기가 제대로 안돼 다른 조종사에게 피해를 줄 수 있을뿐아니라 조종실 뒤편의 퍼스트클래스 객실에도 담배연기가 퍼져 승객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론자들은 조종실내 금연은 일부 흡연조종사들에게 상당한 심적 부담으로 작용, 안전운항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객실내 금연으로 인해 승객이 겪는 고통과 안전운항을 책임져야 하는 조종사들의 금단 현상은 구분되어야 하고, 따라서 금연으로 인한 조종사의 정서적 불안 요소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조종실내 흡연에 대해 관용을 배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회사 관계자는 "조종실내 금연이 안전운항에 지장을 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노조측과의 협의를 통해 곧 조종실내 금연이 이뤄지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종사노조 관계자는 "전반적인 금연추세에 동감한다"며 "그러나 일시에 금연조치를 하게 되면 부작용이 예상되기 때문에 단계적 시행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종도=연합뉴스) 고웅석기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