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목적 차량(MPV)이 올해 세계 자동차 시장을 주도한다" 지난 6일(현지시간)부터 21일까지 미국 디트로이트 코보홀에서 열린 디트로이트모터쇼(공식명 북미국제모터쇼,NAIAS 2002)에서는 "다목적"과 "첨단기능"으로 무장한 차들이 대거 선보였다. 디트로이트모터쇼는 독일 프랑크푸르트모터쇼,프랑스 파리모터쇼,일본 도쿄모터쇼 등과 함께 세계 4대 모터쇼 가운에 하나로 꼽힌다. 매년 1월에 개최되는 만큼 그해 세계 자동차 시장의 경향을 가늠할 수 있는 자리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행사에는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 업체 "빅3"를 비롯해 유럽과 일본 한국 등에서 50여개 업체가 6백65종의 양산차 및 컨셉카를 출품했다. 국내업체로는 현대 기아 대우차가 각각 별도 부스를 마련,주력 차종을 전시했다. 올해 전시회에는 특히 승용차와 레저용 차량(RV)의 경계를 넘나드는 크로스오버 모델들이 대거 출품돼 승용.화물.레저의 다양한 기능을 갖춘 다목적 차량이 세계 자동차 시장의 주류로 자리잡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장 흐름 주도하는 다기능 차종들=SUV(스포츠형 다목적 차량)와 미니밴 등 최근 각광받는 다목적 차량들이 이번 모터쇼에서도 강세를 유지,당분간 자동차산업을 주도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세단이나 왜건 등의 기능과 장점을 SUV 특성과 결합한 복합기능의 차량(크로스오버 차량)이 다수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들 차종은 전통적 의미의 자동차인 승용차나 소형 상용차의 구분을 뛰어넘어 두가지 이상의 제품 컨셉을 융합한 것이 특징이다. GM그룹 계열의 사브는 4륜구동의 9-3X를 출품,SUV 시장에 새로 진입했다. 볼보도 V자형 후드 등 특유의 스타일에 4륜구동 특징을 접목한 SUV인 XC90을 공개했다. 도요타는 국내에서도 판매되는 RX300과 LX470의 중간급인 GX470을,GM의 허머는 가장 큰 사이즈의 SUV인 H2,시보레는 컨버터블 로드스터와 화물트럭 기능을 겸비한 SSR를 내놓았다. 이밖에 닛산은 스포츠카와 SUV를 혼합한 3백마력급 FX45를,혼다는 스포츠 쿠페의 주행성능과 SUV의 오프로드 성능을 두루 갖춘 4륜구동 RD-X를 각각 선보였다. 첨단기능 갖춘 꿈의 자동차들=이번 모터쇼의 또 다른 특징은 텔레매틱스와 같은 신기술을 채용한 차량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캐딜락이 1백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7백50마력의 컨셉카 "시엥"(Cien.스페인어로 100이라는 뜻)은 탄소섬유와 알루미늄으로 된 차체,텔레매틱스시스템,야간주행에 도움을 주는 나이트비전 등을 장착했다. 사브 9X는 전자장치로 넓힐 수 있는 다기능 짐칸,닛산 퀘스트는 전기로 작동하는 접이식 뒷문을 갖췄다. BMW는 자동변속기가 핸들에 달린 뉴7시리즈와 클러치 없이도 변속이 가능한 신형 M3,수소 연료를 사용해 최고 시속 2백50km까지 달릴 수 있는 750hL 등을 선보였다.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지프 윌리스2는 투명한 플라스틱과 탄소섬유를 차량 소재로 도입하는 등 첨단소재나 전통적인 소재를 새롭게 해석해 관심을 모았다. 국내업체는 양산차 위주로=국내 업체로는 현대 기아 대우차가 모두 전시부스를 마련했다. 현대차는 올 봄부터 미국에 판매할 "2003년형 티뷰론(국내명 투스카니)"를 비롯해 뉴EF쏘나타 그렌저XG 싼타페 아반떼XD 베르나 등 현지 판매되는 양산차를 전시했다. 기아차는 옵티마 세도나(카니발) 리오 스펙트라 등 15대의 차량을 전시,본격적인 "얼굴 알리기"에 나섰다. 대우차도 매그너스 레조 라노스 등 8대의 양산차를 내놓고 건재를 과시하는데 주력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