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사흘만에 강하게 반등했다. 개장초 내림세를 보이던 환율은 강한 달러수요를 바탕으로 크게 뛰어올랐다. 오전장부터 매수에 나선 역외세력과 정유사를 중심으로 한 결제수요가 환율의 반등을 적극 주도했다. 순매도로 돌아선 외국인 주식매매동향과 주가 급락의 여파도 이에 가세했다. 미국 경제에 대한 침체 우려가 커지는 것도 원화에 나쁜 영향으로 다가올 공산이 큰 가운데 하방경직성을 확인한 환율은 1,300원에 대한 시도를 이을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4.30원 오른 1,298.30원에 마감했다. ◆ 하방경직성 확인, 추가 반등 모색 = 어렵게 1,293원까지 내려섰던 환율은 의외로 강한 매수세를 맞닥뜨리며 시장에 물량이 부족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물량 공급에 대한 기대감이 누그러진 상태에서 시장 마인드는 다시 위쪽으로 또아리를 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295원을 다시 지지선으로 가동시키면서 1,300원에 대한 시도를 이을 것이란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시장에 포지션이 없었던 탓에 결제수요가 계속 나오니까 위로 오를 수 밖에 없었다"며 "저점은 확인한 것으로 보이고 수요우위가 뚜렷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내일은 1,300원 가면 걸릴 것으로 보이고 1,295원이 지지선으로 작용하는 장세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개장초부터 역외가 매수에 나서고 주식순매도로 돌면서 달러매수심리가 강화됐다"며 "그렇지 않아도 아래쪽에서 달러매수심리가 강했으나 정유사의 결제수요가 필요이상으로 나와 적극적으로 반등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31일 거래가 1,295∼1,300원에서 이뤄지고 일시적인 충격에 의한 하락이 있을 수 있으나 대체로 1,290원대 범위는 지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 수요 우위의 장세 = 실질적으로 네고물량을 내놓는 월말임에도 업체들의 네고물량 공급은 많지 않았다. 오히려 결제수요가 우세했으며 정유사는 1억달러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역외매수세도 오전장부터 강하진 않았지만 꾸준히 나오면서 시장심리의 전환을 부추겼다. 시장 참가자들은 개장초 1,293원에서 환율의 추가 하락이 막히는 것을 확인하자 달러매수(롱) 마인드를 강화했다. 달러/엔 환율은 이날 달러/원에 영향을 주지 못했으며 주로 121엔대 후반에서 정체된 흐름을 보였다. 달러/엔은 오후 4시 56분 현재 121.81엔을 기록중이다. 전날 뉴욕에서는 이번주 발표 예정인 미국의 3/4분기 경제성장률, 10월 실업률, 소비자신뢰지수 등이 경기 침체 공식화할 것이란 우려와 아프가니스탄 공격 장기화 전망이 달러화 약세를 부추긴 탓에 121.97엔에 마감한 바 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밤새 역외선물환(NDF)환율이 달러화 약세를 타고 1,295.50/1,296.50원에 소폭 하락 마감한 것을 이어 환율은 전날보다 0.50원 낮은 1,293.50원에 출발했다. 개장 직후 환율은 1,293원까지 내려 전 저점 1,293.20원을 깬 뒤 반등을 시작, 9시 51분경 1,294.20원으로 전날 마감가대비 오름세로 방향을 틀었다. 이후 환율은 꾸준히 오름세를 강화하며 11시 1분경 1,296.10원까지 고점을 높인 뒤 소폭 되밀려 1,295원선을 거닐었다. 장 막판 달러매수세가 몰리면서 11시 56분경 1,296.20원까지 올라선 환율은 이 선을 마감가로 기록했다. 오전 마감가와 같은 1,296.2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개장 직후 차츰 레벨을 높여 1시 39분경 1,297원까지 올랐다. 이후 환율은 추가 상승하지 못하고 대부분 거래를 1,296원선에서 체결하다가 2시 48분경 1,295.90원에 잠시 진입한 뒤 강한 달러매수세를 바탕으로 4시 8분경 1,298.50원까지 강하게 튀어올랐다. 장중 고점은 1,298.70원, 저점은 1,293원으로 변동폭은 5.70원이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전반적으로 주식팔자에 치중했다. 장중 거래소에서 14일만에 순매도로 돌아서 331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한 반면 코스닥시장에서는 112억원의 매수우위였다. 순매도 규모가 크지 않았지만 최근의 순매수 기조가 꺾이면서 시장 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8억6,67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0억66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1억9,090만달러, 2억6,100만달러가 거래됐다. 31일 기준환율은 1,296.1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