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분기에는 금융기관들이 대출에 다소 신중을 기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국은행이 지난달말일 국내은행, 외국은행 국내지점, 종금사, 상호신용금고 등 45개 금융기관 여신업무 총괄담당 책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조사` 결과 24일 밝혀졌다. 금융기관별로는 지난 2분기 연속 33을 기록했던 은행의 대출태도 확산지수(DI)가 3.4분기들어 40으로 상승했다가 4.4분기에는 25로 수그러들었다. 대출자세 완화입장은 계속 유지하겠지만 다소 신중을 기할 것으로 보인다. 대출태도DI가 `제로'이면 그전 분기와 태도가 동일함을, 정(+)의 수치는 '완화'라고 응답한 금융기관 수가 `강화'라고 응답한 금융기관수보다 많음을, 부(-)의 수치는 그 역의 경우를 각각 표시한다. 은행들은 또 거래상대방으로 중소기업 및 가계를 상대적으로 선호하는 경향을 지속했으며 4.4분기에도 대기업에 대해서는 대출을 신중히 할 것으로 분석됐다. 대출수요는 3.4분기에 이어 4.4분기에도 국내은행 및 상호신용금고에서는 증가세를 보이겠지만 외은지점이나 종금사는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외은지점과 종금사는 주거래선인 대기업의 설비투자 축소조정과 회사채발행을 통한 대체조달이 수요감소 요인이었다. 금융기관들은 또 미국 테러정세의 불확실한 전개가능성을 들어 4.4분기 신용리스크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은행의 신용리스크평가 DI는 1.4분기 23에서 2.4분기와 3.4분기 '제로'를 유지하다 4.4분기에 30으로 올라갔다. 차주별로 대기업이 3.4분기 10에서 28로 올라갔으며 중소기업도 15에서 35로, 가계도 15에서 30으로 상승했다. 기업구조조정작업이 더디게 진행되고 국내 경기회복 지연 등으로 인한 기업의 재무상태 악화 및 가계소득의 신장세 둔화가 원인으로 지적됐다. 또 신용카드대출수요 증가세는 이어지겠지만 국내은행들의 취급태도는 연체율 상승과 한계 차입자의 높은 신용리스크에 따라 더욱 신중해질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은행들은 신용카드 신규발급시 개인의 연체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해 신용조사를 강화하고 적격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해 대출한도를 축소하고 있지만 기존 고객에 대해서는 금리 및 기간연장 등으로 조건을 유리하게 적용하고 있다. 테러사태이후 대출행태변화에서는 조사시점까지 그 이전에 비해 위축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지만 미국의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보복공격이 아랍권 국가로 확대되거나 장기화되면 4.4분기 금융기관들의 대출태도는 차주의 신용리스크 증가에 따라 신중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서울=연합뉴스) 진병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