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처럼 성공한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지금과 같은 불황기가 전략적으로 투자를 늘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GE는 한국에서 여러가지 사업을 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의료기기 발전설비 금융(캐피털) 분야의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내 사업장을 둘러보고 거래업체들과의 협력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방한중인 제프리 R 이멜트 GE 신임회장은 5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멜트 회장은 한국의 정·재계 인사 1백여명을 이 호텔로 초청,만찬을 함께 한 뒤 인터뷰에 응했다. 이멜트 회장은 "GE가 한국에서 벌이고 있는 메디컬(의료기기)과 발전설비 사업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전략적으로 이들 사업을 한국의 수출산업으로 육성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GE캐피털의 경우 지금이 투자를 늘릴 수 있는 적기이며 한국의 금융환경에 맞춰 금융서비스 사업을 전략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이멜트 회장은 이날 오전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을 방문해 자동차관련 금융서비스 분야의 협력방안을 타진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는 이어 "한국은 디지털화가 잘돼 디지털 의료기기 시장이 급속도로 커질 전망이어서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했다. GE는 이미 한국에 1개의 공장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전임 잭 웰치 회장이 없는 GE를 어떻게 이끌어가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GE는 유연한 조직과 훌륭한 인재를 많이 확보하고 있는 일류기업"이라며 "앞으로 하이테크 기업으로서 고객중심으로 생각하고 글로벌화하는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라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그는 인터뷰 중간중간 자신의 기업관(觀)과 세계경제 전망에 대한 생각도 내비쳤다. "기업은 조직의 유연성과 훌륭한 인재를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며 "현재의 불황기가 지나면 기업간 우열은 보다 확연하게 구분될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중국에 대한 얘기도 빼놓지 않았다. "제조업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21세기에 세계시장에서 주요한 역할(키 플레이어)을 할 것으로 본다"는 것. 반대로 일본은 제조업이 침체돼 있어 성장이 예상되는 금융분야에 투자를 집중시킬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에 대해서 주요 사업이 정착단계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잭 웰치 전임 회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웃으면서 "잘 생겼다"고 짤막하게 대답했다. 잭 웰치의 후계자로 지목된 것은 "운이 좋아서"라고 여유를 보였다. 신장 1백90㎝의 거구인 그는 미국의 테러사태가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세계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 같으며 항공산업이 특히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박주병·정지영 기자 jb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