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 모터스(GM)가 대우차를 인수한 것에 대해 외국언론과 주요 애널리스트들은 싼 값에 샀으나 풀어야할 과제가 너무 많다는데 대체로 의견을 같이했다. 영국의 경제전문지 파이낸셜타임즈(FT)는 24일 "지난해 포드가 제시한 70억달러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 4억달러에 대우차를 인수한 것은 물론 우량자산만 인수하고 각종 세제혜택을 한국정부로부터 약속받은 것은 GM의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맥도널드 증권의 브렛 호셀튼 자동차업종 애널리스트도 "GM은 대우차인수로 인해 한국시장 진입과 함께 저가로 동유럽지역의 생산기지를 얻었다는 점에서 큰 이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FT는 1년이상 파산상태에 있었던 대우차를 다시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는 업체로 키워 GM그룹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GM에 있어서는 엄청나게 어려운 숙제가 아닐수 없다고 지적했다. FT는 우선 현대차가 한국자동차 시장의 72%를 차지하고 미국에서 저가시장을 성공적으로 공략하고 있는데 반해 대우차는 5년 이상 라노스, 누비라. 레간자 등 주요 모델에 대한 개선작업조차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국내시장 점유율이 예전에 20%이상이었으나 지난해에는 11%로 떨어지는 등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소비자들로부터도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지난 수년간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를 하지 않음으로써 경쟁력있는 모델이 없다는 점이 가장 취약한 점으로 GM의 최대숙제가 될 것으로 보이며 부품공급라인도 큰 문제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한국의 많은 업체들과 같이 대우차는 은행으로부터의 대출을 통해 과도한 투자를 남발한 것이 부실의 시발점이 됐으며 이제 이같은 문제를 GM이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FT는 GM이 이스즈, 스즈키, 후지중공업, 스바루 등의 지분을 갖고 있는 것은 물론 태국에 현지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아탈리아 제휴업체인 피아트가 베트남과 인도에 생산공장을 갖고 있는 등 아시아시장에서의 경험이 충분하다는 점이 큰 이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물론 아시아에 대한 투자가 모두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할 수는 없으나 GM은 단기적인 수익보다는 장기적인 잠재력에 비중을 두고 있다며 이번 대우차 인수를 계기로 오는 2004년까지 아시아태평양지역 시장점유율을 10%까지 늘린다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탠더드 앤 푸어스(S&P)의 에프레인 레비 애널리스트도 "GM의 대우차 인수조건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GM측에 유리하게 이뤄졌다"며 "그러나 미국의 테러사태로 인해 어수선한 상황에서 이번 인수는 경영상의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S&P의 스콧 스프린젠 애널리스트도 "인수대금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며 "GM이 지난 수년간 이익을 내지 못한데다 매출하락을 면치못했던 대우차를 재건하는데 적지않은 추가투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