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의 낙관적인 경제전망을 놓고 행정부와 의회간에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백악관 예산국(OMB)이 재정흑자 전망치를 내놓자 야당인 민주당은 장밋빛 경제전망을 토대로 한 예상이라며 의회가 문을 열면 철저하게 짚고 넘어가겠다고 벼르고 있다. 백악관이 재정흑자를 계산하기 위해 기초통계로 삼은 경제성장률 예상치는 올해 1.7%에서 내년에 3.2%로 껑충 뛰어오르게 돼 있다. 더군다나 2003년에는 성장률이 3.5%,2004년에는 3.4%를 각각 기록할 것이라며 미국경제의 빠른 회복세를 전제로 깔았다. 현재의 3·4분기(7~9월)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거나 내년 성장은 잘해야 2.6~2.7%에 달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동떨어진 전망치다. 상원 세출위원회 의장인 민주당의 로버트 버드(웨스트 버지니아 주)의원은 "레이건 행정부가 내걸었던 장밋빛 청사진을 생각케 한다"고 비판했다. 백악관이 내놓은 2001 회계연도(2000년 10월~2001년 9월) 재정흑자 전망치는 지난 4월의 2천8백10억달러보다 44% 준 1천5백80억달러(사회보장부문 포함).이처럼 흑자가 줄게 된 것은 부시 행정부가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둔 세금감면으로 7백억달러,경기부진에 따른 세금징수 감소로 4백60억달러,국방비 지출증가 등으로 90억달러가 날아가 버렸기 때문이다. 야당은 부시 대통령이 무모한 세금감면 정책을 추진하면서 클린턴 전 행정부가 어렵게 쌓아 놓은 흑자를 갉아 먹고 있다고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들의 비판은 그렇게 줄어든 흑자마저도 장밋빛 경제전망을 바탕으로 한 것이어서 시간이 지나면 필요한 예산지출을 하지 못하게 되는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야당은 또 증시는 계속 떨어지고 기업실적은 점점 나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회복을 외치는 백악관이 현실을 모르고 있다고 지적한다. 긴 휴가를 끝내고 4일 문을 여는 미국 국회는 백악관의 낙관적인 경제전망에 근거한 재정흑자론으로 한바탕 시끄러워질 것 같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deangoh@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