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를 미국 제너럴모터스(GM)사에 매각하기 위한 협상이 부평공장의 처리 문제를 놓고 막바지 진통을 겪고 있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17일 "대우차 협상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부평공장의 분리 매각이 협상안에 포함돼 있으나 이는 많은 대안중 하나일 뿐"이라면서 "현재로서는 어떤 것도 결론이 나와 있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정부 고위관계자들이 대우차 협상과 관련, 잇따라 의견을 내놓고 있어 이달중 어떤 형태로든 협상결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이 쟁점인가 부평공장 처리문제가 대우차 매각협상의 최대걸림돌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GM측은 지난 72년 건립된 부평공장의 설비가 낡았고 강성노조가 버티고 있다는 점에서 인수를 꺼리고 있는 반면 채권단은 매각대상에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GM은 부평공장 대신 대우차의 군산공장(누비라)과 창원공장(경차 및 상용차)를 인수, 아시아 지역의 생산기지로 만든다는 복안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대우차 부평공장과 대우차내 가장 큰 연구개발 부문인 부평기술연구소가 사라진다면 대우차가 GM내 아시아.태평양 네트워크(GM-이스즈-스즈끼-스바루-대우차)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채권단은 부평공장이 인천.부평 지역 경제의 15%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약7천여명의 근로자들이 있는 만큼 고용불안 문제도 안고 있어 매각 대상이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우차 11개 해외공장 처리문제도 협상에서 적지않은 진통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느정도 진척됐나 당초 협상과정을 비밀에 부친다는 당사자간 약속에 따라 협상 진도는 관계자들이 간간이 밝히는 상황 소개와 외국 언론의 보도로 미뤄 짐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진념 부총리는 최근 "이달중 매각협상을 끝내도록 독려하고 있다"며 "욕 먹을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결단을 내리겠다"고 밝혀 협상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않을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정건용 산업은행 총재도 "채권단이 손해를 봐도 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밝혀 턱없는 헐값 매각이 이뤄지지는 않을 것임을 내비쳤다. 이어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은 16일 "협상에서 이견을 좁히고 있고 빠른 시일내 타결 되기를 원한다"면서도 "매각이 지지부진해질 경우 대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혀 협상결렬이라는 극단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관계자들의 발언을 종합하면 이달중 손해를 보지 않는 범위내에서 협상을 매듭짓도록 애쓰되 결렬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으며 결렬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는 듯한 분위기이다. ◆어떻게 될까 채권단은 이달중 매각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협상 결과에 대한 비난여론이 팽배해질 것을 가장 크게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분위기로 미뤄 협상은 접점을 찾아 타결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부평공장의 분할매각 가능성도 이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금융계는 풀이하고 있다. 부평공장은 매각대상에서 제외될 경우 위탁경영이나 공기업화로 회생시키거나청산하는 대안이 모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차 매각의 경우 우리나라의 대외신인도를 높이고 시장의 불안을 해소하는 등 긍정적 효과가 큰 만큼 타결 가능성에 더 무게가 실리게 될 것으로 금융계는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양태삼기자 tsyang@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