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주유소에서 2개 이상의 정유사 휘발유를 판매할 수 있는 '복수폴사인(상표표시)'제의 시행을 앞두고 주유소간 가격 경쟁이 치열하게 벌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9월1일 복수폴사인제가 시행에 들어가면 주유소 업계에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빚어지는 등 판도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SK LG 등 정유사들은 최근 복수폴사인제 시행을 계기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판매물량이 많은 대형 주유소를 중심으로 집중 지원해나간다는 내부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복수폴사인제가 시행되면 아무래도 판매량이 많은 주유소에서 시장 점유 순위의 승패가 결정되기 때문에 대형 주유소를 집중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유사들의 이러한 방침이 알려지자 주유소들은 벌써부터 판매물량을 늘리기 위해 치열한 가격인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정유사에서 공급받는 공장도 가격을 밑도는 값에 판매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고객들의 발길이 뜸한 한낮엔 특별 할인하는 주유소도 생겼다. 주유소 가격정보 사이트인 '오마이오일'(www.ohmyoil.com)에 따르면 경남 김해시 동상동에 인접해 있는 삼정주유소(SK)와 부평주유소(LG)는 휘발유를 ℓ당 1천1백39원에 팔고 있다. 이는 정상가격(1천3백14원)보다 1백75원이나 싼 값으로 정유사로부터 사들이는 값(1천1백80원 수준)보다 낮다. 또 서울 대흥동의 대흥주유소(SK)는 오전 11시∼오후 2시30분,밤 8∼10시엔 ℓ당 55원을 할인,'손님끌기'에 나섰다. 나머지 시간엔 정상가격(1천3백14원)으로 판다. SK의 한 관계자는 "지난 97년 주유소 판매가격이 자율화된 이후 할인판매는 흔한 일이 됐지만 최근 들어 할인폭이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손희식 기자 hsso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