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은 지난달 31일 열린 계열사 사장단 회의에서 "협력업체들을 육성해 생산기반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중국 등 신흥국가의 추격에 대비하라"고 지시했다. 삼성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밤 그룹 영빈관인 서울 한남동 승지원에서 중화학 서비스 등 12개 계열사 사장단 회의를 주재하고 "의학을 포함한 바이오사업에 대해서는 리스크가 큰 만큼 면밀히 분석하고 중장기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핵심 대기업들이 국가경제를 견인하고 있는 네덜란드 스웨덴 등 '강소국(强小國)'들에서는 경제위기 때 이들 대기업들이 경제 활성화에 기여했다"며 경제활성화에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삼성은 지난 5월 전자업종,6월 금융·물산 계열에 이어 이날 중화학 서비스업종을 마지막으로 계열사 사장단 회의를 마무리했다. 이 회장이 사장단회의에서 강조한 것은 크게 3가지다. 이 회장은 우선 5~10년 뒤에 돈을 벌 수 있는 미래사업을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룹의 주축인 전자의 경우 D램 가격변동에 취약한 면을 드러냈으며 생명도 저금리시대에 접어들면서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는 것. 또 조직문화와 의식의 선진화도 강조했다. 그동안 대규모 이익을 실현하고 성과배분제 외부전문인력 수혈 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조직이 이완될 가능성을 조기에 차단하자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