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대신생명이 대신그룹 양재봉 전 회장의 장남이 운영하는 송촌건설의 어음 만기를 연장한 것을 두고 노조와 경영층이 갈등을 빚고 있다. 송촌건설 등 송촌그룹 5개 계열사의 어음 1천38억원어치를 갖고 있는 대신생명은 지난달 말 만기가 돌아온 어음을 다음달 10일까지 연장해 줬다. 당장 지급능력이 없는 채무자를 상대로 일시에 채권을 확보하기 보다는 만기를 연장해 주며 최대한 여신을 회수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대해 대신생명 직원들은 대신생명 정상화를 위한 대주주의 책임을 다하지 않은 사주 계열사에 대한 채권은 서둘러 회수해야 한다며 반발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 12일 일부 직원들이 경영진의 의사와 무관하게 광주은행 등에 어음 6백10억원어치를 지급 제시했다. 박병명 관리인은 사정이 여의치 않자 대신생명 자금으로 일단 부도를 막아 줬다. 박 관리인은 "여신업체가 부도가 나면 여신 건전성이 낮아져 7백40억원의 충당금을 추가로 쌓아야 한다"며 "대신생명 기업가치를 지키기 위한 조치"였다고 강조했다. 대신생명 비상대책위는 무담보 불법 채권을 연장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이의 시정을 요구했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