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 매각을 위한 채권단과 미국 제너럴모터스(GM)사간 2차례의 협상에도 불구, 접점을 찾지 못해 교착 상태에 빠졌다. 당초 2-3주 걸리면 양해각서(MOU)를 맺을 것이라는 시한은 지난 23일로 지나버렸으며 양측은 협상 채널을 열어놓고 조율하면서 냉각기를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채권단에 따르면 지난 19일 홍콩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2차 협상 결과양측은 매각 원칙에는 동의하면서 세부 대목에서 합의하지 못하고 다음번 협상 일정을 정하지 못한채 협상을 끝냈다. ▲협상 대상 = GM측은 대우차를 자산인수 방식으로 매입한다는 계획 아래 인수대상과 가격을 조합해 수개의 협상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차의 경우 자산은 9조1천450억원, 부채는 22조3천270억원이나 GM은 이과정에서 대우차의 자산 9조원을 인정할지조차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와함께 폴란드에 공장을 갖고 있는 GM으로서는 대우의 폴란드 FSO 공장을 인수할 경우 자칫 과잉 설비가 돼 폴란드 FSO 공장의 협상도 최근 협상에서의 걸림돌로 등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GM은 대우차 부채를 상당 부분 탕감하거나 채권단의 신규 지원을 요구, 채권단이 이 문제로 상당히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쟁점 = 대우차의 부평 공장을 인수할지 여부와 매각 가격, 부채 탕감 규모 등이 협상에서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GM의 협상안은 부평 공장 인수를 조건으로 대우차의 부채를 상당 부분 탕감받고 대우차를 '폐업처리 특별가' 수준으로 낮게 책정하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대우차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후 2조1천800억원의 자금을 지원했고올들어 이달말까지 7천279억원을 추가로 지원한 마당에 또 다시 부채를 탕감해줄 마땅한 근거도 없는데다 '특혜' 시비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고민하는 것으로알려졌다. 채권단은 또 부평공장 매각에 연연한 나머지 매각 대금이 '땡처리' 수준으로 낮게 비쳐질 수 있다는 점도 크게 걱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망 = 최근 리처드 웨고너 GM 최고 경영자(CEO)는 "대우차를 인수하면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으로 사업범위를 확대할 수 있고 이 지역의 시장점유율을 현재 4%에서 2004년 10%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발언, 대우차에 대한 GM의 관심이 여전함을 보여줬다. 그간 특정 사안이 결정되기전 대외적으로 관련 내용을 언급하지 않는 서구 경영자의 관례에 비춰 최고경영자의 이같은 발언은 협상의 진전과 성사를 간절히 바란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금융계는 분석하고 있다. 우리측도 GM측의 턱없이 낮은 매각 가격 등 공격적인 협상안에 대해 서둘러 타결지을 필요가 없다면서 시간을 두고 협상에 임한다는 느긋한 입장으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서울=연합뉴스) 양태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