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벤처기업들이 벤처전용 프라이머리 CBO(채권담보부증권)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불꽃 경쟁을 벌이고 있다. 17일 증권업계와 벤처업계에 따르면 동양현대종금 대신증권에 이어 대우와 삼성증권이 발행을 주선하는 벤처전용 프라이머리 CBO에 각각 1천개가 넘는 기업이 신청서를 제출했다. 7월20일 3천억원어치를 발행할 예정인 대우증권의 경우 1천50개 기업이 신청서를 제출, 이중 2백50개만을 최종 확정키로 해 나머지 기업은 삼성증권으로 넘어가게 됐다. 삼성증권은 오는 9월 6천억원가량의 CBO를 발행하기 위해 오는 20일까지 신청을 받고 있다. 벤처업체들은 기술신용보증기금의 1백% 보증을 받는 이 CBO자금을 '일종의 공적자금'으로 생각하고 주간사 증권사를 상대로 앞다퉈 로비전을 벌이고 있다. 청탁과 압력이 얼마나 극심했던지 대우증권 실무자가 회사로 출근하지 못하고 호텔 같은 곳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형편이다. 특히 발행 대상 기업 선정에서 탈락한 벤처기업들은 자금 배정과정에 갖가지 의혹이 있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벤처전용 프라이머리 CBO는 벤처기업이 발행한 사모전환사채를 하나로 묶어 이를 기초자산으로 AAA급 자산유동화증권을 만들어 기관 및 개인투자자에게 파는 새로운 자금조달기법이다. 로비와 잡음이 극심해지자 각 부처에 흩어져 있는 중소.벤처기업지원자금을 총체적으로 재점검해 지원자금을 효율적으로 배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D증권 관계자는 "벤처 전용 CBO를 발행하면서 신용평가회사 또는 자산관리.운용회사가 지나치게 재무구조를 중심으로 평가하고 있어 탈락기업의 불만을 사고 있다"며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