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종현 < 라이코스코리아 사장 jkah@lycos.co.kr >


우리나라는 이스라엘과 더불어 세계적으로 교육열이 높은 나라로 손꼽힌다.

이 뜨거운 교육열에다 ''빨리빨리''라는 특유의 정서까지 더해져 영재교육 조기교육 열풍이 거세다.

그러나장 피아제 등 심리학자들은 어린이가 일정한 단계를 거쳐 성장하기 때문에 이 단계를 단축시키거나 아예 뛰어넘는 것은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요즘들어 속도 지상주의가 만연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연령단축 현상''의 피해사례를 연구하고 있다.

그 현상의 한 예로 부모세대보다 지금의 어린이세대가 장난감 사용 연령대가 빨라지고 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전문가들은 비디오게임,디지털 장난감,인터넷 등이 교육과 놀이문화에 깊숙이 파고들면서 유년기 자체를 단축시킨다고 지적한다.

디지털시대에 한 생명이 태어나 성장하는 과정에서 컴퓨터의 역할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출생후 세 살까지는 컴퓨터가 필요하지 않다.

이 시기의 어린이에게는 타인을 인식하고 교류할 수 있는 ''쌍방향성''이 가장 중요하다.

7세에서 10세 사이에 본격적으로 컴퓨터와 인터넷을 이용한 학습과 놀이가 시작되는데 이 시기에는 반드시 부모나 선생님의 지도를 받아야 한다.

11세에서 14세 사이에는 부모의 지도에서 서서히 벗어나기 시작하는데 이 시기의 청소년들은 친구를 통해 쌍방향성을 얻고자 하며 또래집단끼리 유기적으로 연결하기 위해 컴퓨터를 요구하곤 한다.

15세에서 18세까지는 안정적이고 독립적인 자아를 형성하는 시기다.

이 시기에 인터넷은 또래문화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

아이들이 있는 집의 상당수가 컴퓨터를 보유하고 있다.

교육용 소프트웨어를 이용하거나 자녀와 함께 인터넷을 서핑하는 것만으로도 큰 교육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러나 부모들은 성장단계별로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성급한 디지털 교육은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고 컴퓨터 지식보다 더 중요한 기본소양을 놓치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이러한 성장단계는 상대적이며 개개인의 수준에 맞춰야 한다.

부모들이 원하는 것을 강요하기보다는 스스로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지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