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적 가격인하로 온·오프라인 서점간 ''제3 라운드''를 예고했던 인터넷서점업계가 ''무한 가격경쟁''을 공언한지 불과 보름도 지나지 않아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고 있다.

이달초 ''50% 할인''이라는 초저가경쟁을 자처하고 나섰던 와우북 모닝365 등 인터넷서점업체들이 서둘러 ''최저가격 보상제''로 이름을 바꾸고 있는 것.예스24 북스포유 등 가격할인경쟁에서 밀렸던 인터넷서점들까지 여기에 동참하고 있다.

최저가격 보상제는 다른 곳보다 더 비싸게 구입한 소비자에게 나머지 금액을 사이버머니나 마일리지 등으로 환불해주겠다는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가격경쟁을 위한 최후의 카드처럼 보인다.

그러나 업계의 속내는 전혀 다르다.

더이상 출혈경쟁을 하지 말자는게 목적이다.

최저가보상제라는 장치 때문에 무리하게 가격경쟁을 하는 사례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있다.

최저가보상제의 실효성도 문제다.

권당 1만원 안팎인 현행 책값을 감안할때 실제 소비자들이 보상받을 수 있는 금액은 많아야 몇백원 수준에 불과하다.

이 정도의 소액을 보상받기 위해 소비자들이 노력과 시간을 들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인터넷서점들이 가격경쟁을 스스로 포기하고 나선데는 또다른 배경이 있다.

출판사들의 직·간접적 압력이다.

최근 와우북 인터파크 등 할인경쟁에 나섰던 업체들은 출판사들의 도서공급 중단으로 곤란을 겪어왔다.

도서정가제를 지지하던 와우북이 이달초 할인경쟁으로 급선회했다가 보름만에 주저앉은 가장 큰 원인도 도서공급 중단으로 인한 어려움을 견디지 못해서였다.

심지어 일부 대형출판사의 경우 도서중간상들이 인터파크등 특정 인터넷서점에 대한 도서공급을 막기 위해 유통과정을 엄격히 감시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국 인터넷서점업계의 가격경쟁 해프닝은 국내 도서출판유통시장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코미디극으로 마무리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저가보상제는 인터넷서점들이 출판업계의 압력에 굴복해 만들어낸 새로운 이름의 도서정가제"라고 말했다.

박영태 IT부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