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되면 노곤해 하고 피로감을 느끼게 되는 이른바 "봄을 탄다"는 말은 윤활유격인 비타민이 더 필요하다는 신호다.

생리적으로 필요한 비타민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이 봄나물이고,특히 냉이에는 많이 들어있다.

냉이는 단백질 함량이 채소중에서 가장 많은 7.3%나 함유하고 있다.

우엉과 비슷한 독특한 향기를 가지고 있어 날것으로는 먹지 않고 국이나 나물로 해먹는다.

그런데 문제는 비타민에 있다.

열에 약한 비타민B1이나 비타민C는 국으로 끓이면 많은 양이 파괴되나 A와 B2는 거의 파괴되지 않는다.

비타민은 약품으로 먹는 것보다 여러 가지 비타민이 골고루 들어있는 식품으로 먹을 때 몸 안에서의 이용율이 높고 부작용이 없어 좋다.

냉이국을 끓일 때 쌀뜨물을 넣으면 더 구수해지고,냉이를 날콩가루에 무쳐서 끓일 때 넣으면 동동 뜨고 맛이 더 난다.

또 날콩가루로 무친 후 쪄서 양념장에 찍어 먹기도 한다.

살짝 데쳐서 나물로 무치면 냉이의 향긋함과 단맛이 별미다.

냉이를 끓일 때 쌀뜨물과 날콩가루를 이용하면 단백질의 상승효과가 커져 영양이 향상될 뿐 아니라 파괴되기 쉬운 비타민B1과 C의 손실이 적어 진다.

날콩가루는 비린내가 나 그대로 먹을 수 없으나 조리할 때 이렇게 쓰면,비린내도 가시고 콩이 가지고 있는 단백질과 지질이 냉이를 둘러싸는 피복효과가 크기 때문에 영양손실을 줄이게 되는 것이다.

이런 점을 보면 옛 선인들의 생활슬기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냉이와 날콩가루는 궁합이 썩 잘 어울리는 한쌍이 되는 것이다.

유태종 박사 < 건양대 석좌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