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의 폭설에 이어 9일에도 또 다시 많은 눈이 내리면서 도로운행과 항공,항만하역 등 물류 전반에 심각한 장애가 빚어지고 있다.

국내선 항공기 운항과 인천항의 하역작업이 차질을 빚었으며 고속도로도 심각한 정체현상을 보였다.

특히 10일부터 추위가 닥쳐 길이 꽁꽁 얼어붙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2∼3일 간격으로 계속 눈이 와 한동안 ''설란(雪亂)''이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공항=9일 아침 김포공항을 이·착륙하는 항공기의 첫 운항은 정상적으로 이뤄졌으나 이후 계속 눈이 내린 데다 계류된 항공기에 쌓인 눈과 얼음을 제거하지 못해 오후들어 국내선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대한항공은 오전 8시30분께 국내선 탑승수속을 잠정 중단한 데 이어 오후 2시부터는 전국 16개 공항을 잇는 국내선 운항을 모두 중단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오전 9시부터 수속을 중단했으며 이미 수속을 받은 제주 왕복노선만 운항한 뒤 국내선 전구간의 운항을 중단했다.

두 항공사는 오후 5시부터 국내선 운항을 부분적으로 재개했으나 대부분 노선에서 이.착륙이 지연됐다.

국제선도 이날 러시아나 중국 등지로 향하는 일부 노선의 경우 현지 기상사정 악화로 운항을 포기했다.

◆항만=인천항의 하역작업이 대부분 중단됐다.

인천항에 정박한 41척의 선박 중 컨테이너 운반선 3척과 수출용 자동차를 실어나르는 대형 카페리 2척에 대해서만 이날 하역작업이 이뤄졌다.

작업 도중 안전사고나 화물 손상이 우려되는 원목 펄프 곡물류 등을 선적한 화물선 36척에 대한 하역작업은 눈이 그칠 때까지 미뤄졌다.

이날 해상에 폭풍주의보가 내려지는 등 강풍까지 몰아쳐 서남해의 여객선 운항도 중단됐으며 조업 중인 어선들도 피항했다.

◆도로=지난 7일 내린 눈이 어느 정도 제거돼 9일 새벽부터 소통됐으나 이날 오전부터 다시 눈이 내리기 시작하자 고속도로에서는 구간별로 심한 정체현상이 빚어졌다.

강원 산간지역에 또 다시 많은 눈이 내려 영동고속도로는 완전히 두절된 상태며 경부와 중부고속도로도 차량들의 서행과 눈길 추돌사고 등으로 심각한 정체현상을 보였다.

서울 강남고속버스 터미널을 출발하는 차량들도 오전부터 배차간격을 조정했으며 오후부터는 영동선 등의 운행을 중단했다.

◆지각사태=서울과 인천 수원 등 도심에 내린 눈이 얼어붙은 데다 눈까지 내려 차량들의 거북이 운행이 계속됐다.

특히 이날 2001학년도 대입논술고사가 치러진 서울대 주변에는 일시에 몰려든 수험생 수송 차량으로 큰 혼잡을 이뤄 수험생들의 지각사태가 속출했다.

이에 따라 서울대는 당초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하려던 논술시험을 30분 늦춰 실시했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