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 부도로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부분 가운데 하나가 해외사업이다.

은행권의 수출환어음(DA) 매입중단과 판매량 추락, 부품공급 중단 등으로 일부 자금력을 확보하고 있는 법인을 제외하곤 대부분 연쇄부도를 면키 어렵게 됐다.

채권단 관계자도 "일찌감치 대우차 부도처리 방침을 굳혔지만 막판까지 가장 고심한 부분이 해외법인 문제"였다고 밝혔다.

◆ 해외생산 중단위기 =부도에 따른 가장 큰 타격은 해외법인과 국내공장간의 외상거래가 불가능하게 된다는 것이다.

대우차 관계자는 "은행이 DA 매입을 중단함에 따라 생산법인들이 현금을 주고 국내에서 부품을 들여가 조립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대우의 11개국 12개 생산법인은 대부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흑자를 내고 있는 이집트와 자금력을 갖춘 폴란드 등을 제외하면 생산법인은 대부분 생산중단과 연쇄부도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자금동원 능력이 있는 법인들도 오래 버티지는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본사가 국내외 부품업체들과 현금거래를 해야 하는데 이미 상당수 부품업체들이 납품을 꺼리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우는 이미 2∼3개월 전부터 국내외 부품업체로부터 채권회수 압력을 받고 생산을 줄여 왔다.

따라서 해외생산법인들이 확보하고 있는 재고도 한달치를 밑도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따라 연간 생산능력 90만대를 갖춘 대우의 해외생산기지는 전면 가동 중단 위기에 봉착하게 됐다.

◆ 판매법인도 법정관리행 유력 =해외 판매법인은 어음거래 중단은 물론 채권회수 압력과 브랜드 인지도 추락, 차량 공급 감소 등 사면초가에 놓이게 됐다.

가장 먼저 닥쳐올 것은 채권회수다.

지난해에도 독일판매법인에서 2백만달러 정도를 물린 소액채권자들이 소송을 제기해 청산절차에 들어간 적이 있다.

따라서 최종 부도를 접한 해외채권자들이 채권회수를 위한 소송을 잇따라 제기할 경우 상당수 법인이 소송에 휩싸여 청산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고 대우는 우려하고 있다.

◆ 통상문제 및 매각작업 차질 =대우차 부도여파로 해외법인의 영업이 타격을 받고 구조조정 차원에서 공장폐쇄 등의 조치가 이뤄지면 현지 정부가 외교통상 이슈로 문제삼을 수 있다.

폴란드의 노악 경제차관은 8일 과천 정부청사로 이정재 재정경제부 차관을 찾아와 심각한 우려의 뜻을 전하고 돌아갔다.

영국 등도 우리 정부와의 면담을 요청하고 대우차 생산라인의 정상가동을 위해 정부차원의 지원을 바라고 있다.

폴크스바겐 등과 벌이고 있는 해외 공장 개별 매각협상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용준.박민하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