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 채권단이 사실상 현대자동차의 단독입찰을 허용하기로했다.

엄낙용 산업은행 총재는 19일 "현대자동차가 일정기간 뒤 해외파트너를 유치한다는 조건 아래 현대차의 단독입찰을 허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엄 총재는 이날 "다임러크라이슬러가 이번 입찰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만약 다임러가 입찰에 응하지 않는다면 현대가 일정기간 뒤 다른 해외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것을 전제로 단독입찰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 파트너 구성시한은 빠르면 연말께로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엄 총재는 나아가 "현대가 단독 입찰에 나설 경우 당장 해외파트너 대상을 공개할 필요는 없다"며 "대우차 입찰은 GM-피아트 컨소시엄과 현대 컨소시엄간 대결로 압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엄 총재의 이같은 발언은 대우차 입찰을 확실한 경쟁구도로 이끌고가기 위한 것으로 현대차의 국내시장 독점을 예외적으로 허용해줄 수 있다는 의사로 풀이된다.

실제로 엄 총재는 이날 현대가 컨소시엄을 구성할 때 어느 정도의 합작비율을 유지해야 할 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현대자동차도 다임러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단독인수''방침을 정부 요로에 타진한 것으로 알려져 현대의 단독입찰은 상당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엄 총재는 또 대우차 분할매각과 관련,"채권단은 원칙적으로 일괄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며 "그러나 필요하다면 인수기업이 합리적인 분할매각 조건을 제시할 경우 이를 검토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조일훈.박민하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