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신용카드회사 등의 경품마케팅이 오는 9월부터 본격 규제를 받게 되면서 유통업계에 "마케팅 비상"이 걸렸다.

다음달 1일부터 경품 최고한도가 공정거래위원회 지침에 의해 1백만원으로 묶임에 따라 그동안 현금 1억원,아파트,자동차,해외여행권 등 초고가의 경품을 앞세워 소비자들을 유혹하던 "미끼 마케팅"이 불가능해진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유통업체들은 사내아이디어 공모 등을 다양한 마케팅 묘안 짜내기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신용카드 회사들은 앞으로 경품한도가 1백만원으로 제한됨에 따라 1백만원을 타는 카드복권 1등 당첨자수를 1백명으로 늘리는 등의 방식으로 종전의 "몰아주기"경품에서 "나눠주기"로 방향을 바꿀 방침이다.

그동안 신용카드 업계는 국세청의 영수증 복권제에 맞춰 3천만~1억원의 현금을 내건 경품행사를 경쟁적으로 벌여 왔다.

삼성카드의 럭투유카드는 매달 자체추첨을 통해 1등(1명)3천만원,2등(3명)5백만원,3등(10명)1백만원씩을 주고 있으나 9월부터는 등수를 없애고 럭투유상으로 1백명을 뽑아 1백만원씩을 제공키로 했다.

외환카드도 최고 5천만원을 주는 "매직닷윈카드"의 복금내역을 1백명에게 1백만원씩으로,국민카드는 매월 1천명에게 총 5천만원을 제공하는 "e-퀸즈카드"의 경품을 1천1백20명으로 확대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같은 나눠주기식 경품제공으로 소비자들이 적은 액수이지만 경품을 탈 기회가 많아지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백화점의 경품 마케팅은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게 됐다.

경품가액 한도를 품목당 1백만원으로 규정한 공정위 지침과 함께 백화점 자율규제방식으로 경품행사 총액한도를 1천만원으로 제한하고 사은품도 연 2회(10일씩),품목당 10만원내로 한도를 두기로 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새로운 마케팅 기법으로 DB(데이터베이스)마케팅이 각광받고 있다.

백화점 카드 등을 통해 확보된 고객 신상 자료를 토대로 개개인의 구매성향이나 취미에 맞는 타깃 마케팅으로 고객을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11일 전국 11개 점포에서 2백30만명의 자사카드 회원을 대상으로 1대1마케팅을 수행할 수 있는 CRM시스템을 오픈했다.

고객의 구매패턴을 세분화해 골프대전 모피전 악세사리전 등 기획행사의 성격에 따라 구매 가능성이 높은 고객들에게 집중적으로 DM을 발송,판촉효과를 극대화하는 시스템이다.

다채로운 볼거리를 통해 고객을 모으는 이벤트 판촉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신세계백화점은 각종 공연은 물론 자사 직영목장이나 농장에서 일일 체험행사를 갖거나 제조업체의 공장 견학과 같은 문화판촉 행사를 대대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고객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화장실 등에서 불편사항을 담당자에게 곧바로 전화를 통해 해결토록 하는 "클린 폰"제도를 도입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