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제수입차 업체들은 "현지화"를 한국의 잘못된 관행부터 배우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 같습니다"

최근 수입자동차 업체들이 내년 서울모터쇼에 불참하기로 결정한데다 산자부장관 관용차 입찰에서 포드가 "응찰가 1원"을 써내는 모습을 지켜본 국산차업체 한 임원의 힐난이다.

한국에 들어와 선진적인 경영기법을 보여주기는 커녕 편가르기나 하고 편법입찰방식부터 재빨리 배우는 수입차업체들의 행태는 진정한 의미의 "토착화"와는 거리가 멀다는얘기다.

수입차 업계는 올해 수입차 모터쇼를 치러 내년에 또다시 모터쇼에 참가하긴 어렵다는 이유로 내년 서울모터쇼 불참을 선언했지만 납득이 가지 않는 것은 결정과정이다.

모터쇼 참가여부는 개별업체들이 각자 알아서 결정하는게 국제 관례다.

회사마다 지역전략이 다르고 신모델출시 시점이 다르므로 일제시 참가하고 않고를 결정하는 것은 "난센스"일수밖에 없다.

이런데도 한국에 진출한 외제차 판매업체들은 수입차협회에서 집단적으로 불참을 결정하면서 은연중 "집단파워"를 과시했다.

물론 수입차협회가 개별업체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이지만 한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개별업체의 모터쇼 참가여부를 어떻게 단체가 결정하고 이를 따르라고 요구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수입차 업체의 "빗나간 현지화"행태는 최근 실시했던 산자부 장관 관용차 입찰에서도 되풀이됐다.

GM,크라이슬러,벤츠,BMW 등이 약속이나 한 것처럼 엄청나게 낮은 가격으로 응찰했다.

이들은 한국소비자가격은 물론 원산지 가격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했다.

특히 대우차 우선협상대사상자로 선정된 포드는 소비자 가격 5천7백60만원짜리 차를 단돈 1원에 응찰해서 계약자로 선정돼 경쟁자들을 경악하게했다.

포드의 이런 상례에서 벗어난 돌출행태에 대해 국산자동차 업계는 대우차 입찰과 연관시켜 해석한다.

한 관계자는 "포드가 대우차 인수 분위기를 좋게 만들고 향후 국내 비즈니스 환경을 유리하게 이끌기위해 산업자원부 장관에게 사실상 상납하는 것 아니냐"면서 "걸핏하면 "글로벌스탠다드"를 외쳐대는 미국업체들의 속보이는 2중 플레이에 다름아니다"고 혹평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