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에 세계경제성장률이 4.75%로 10년만에 최고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다보고 있다.

성장률만 놓고 본다면 대외환경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우리에게는 다행스런 일이다.

과거 같으면 이럴 때 경영계획은 공격적으로 짜는 게 관례다.

세계경제 호황에 따라 경영계획상의 위험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번에도 이런 식으로 답습하다간 낭패를 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무엇보다도 최근의 세계경제성장률은 개도국들에 통계적 착시현상을 초래하기 쉽다.

90년대말 이후 성장동인이 빠르게 대체됨에 따라 경기진폭과 주기가 짧아지는 것이 특징이다.

와튼경제연구소(WEFA)에 따르면 향후 25년 이내에 세계경제성장률이 3% 밑으로 떨어지기 어렵다고 보는 것도 이런 연유다.

반면 세계경제성장은 선진국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금년에 미국경제는 4.5%의 성장세가 예상된다.

유럽경제도 3.4%로 90년 이후 최고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같은 성장률이라면 과거에 비해 개도국들에 돌아가는 이익이 적을 가능성을 시사해 주는 대목이다.

경기순환상으로 과거 회복기의 평균기간이 22개월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경기는 이미 정점을 지났을 가능성이 높다.

이럴 때 환율 금리와 같은 가격변수의 변동폭은 커진다.

외형상 성장률이 괜찮다 하더라도 채산성은 악화되는 외화내빈(外華內貧)형 성장률이 될 가능성이 높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위기요인이 높아지고 있다.

투자대상으로 정크본드나 벌처펀드와 같은 고위험 고수익 자산이 선호되고 있다.

일본계 자금을 중심으로 고리대금업도 성행하고 있다.

특히 외화조달과 운용상의 미스매치 현상이 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아시아 외환위기 이전과 동일한 현상이다.

더욱이 국제공조체제가 약화됨에 따라 경제이기주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국제수지 불균형 심화로 선진국 개도국 가릴 것 없이 수입규제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는 추세다.

세계경제 안정차원에서 자제돼 왔던 중국의 위안화 문제와 일본의 제로금리정책도 들먹거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세계경제성장률 자체의 의미는 줄어들고 있다.

대신 성장의 질적인 측면이 감안된 경영계획을 짜야 한다.

조언을 한다면 앞으로 예상되는 세계경제하에서는 현금흐름(cash flow)을 가장 중시해야 한다.

동시에 규모나 범위를 키우기보다는 위험관리능력을 키워 놓아야 최근과 같은 세계경제 성장의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