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돈가뭄 현상이 여전하다.

자금시장 안정대책이 나온지 한달이 넘었지만 뚜렷한 변화는 없다.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의 자금지원을 위해 추진중인 프라이머리 CBO(발행시장 채권담보부증권)발행이 늦어지고 있는게 큰 원인이다.

채권전용펀드도 10조원을 목표로 했지만 3조원 밖에 마련되지 않았다.

재계는 신용보증기금과 서울보증보험의 보증재원을 늘려야 대책이 실효를 거둘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출도 마찬가지다.

은행에 돈은 들어오는데 기업들에 이뤄지는 대출은 변변치 못하다.

일부 대기업의 자금난은 자금시장 해빙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

몇몇 대기업만이 회사채 발행에 자유롭다는 얘기고 보면 중견기업들의 어려움은 짐작하고도 남는다.

이번주에도 관심은 기업들의 자금사정에 쏠릴 수밖에 없다.

이헌재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22일 한 세미나에서 "앞으로 대우 처럼 대기업이 쓰러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증재원 확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기대를 해봐야겠다.

워크아웃 기업들도 주목의 대상이다.

(주)우방은 우여곡절 끝에 간신히 목숨을 부지했다.

채권단은 그러나 우방에 쥐어줄 1천5백51억원에 이순목 회장등 경영진부터 퇴진해야 한다는 꼬리표를 달기로 했다.

이 문제가 이번주 최종 확정된다.

이 회장의 퇴진이 최종 결정되면 이른바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 문제를 야기시킨 워크아웃 기업 경영진에 대한 문책이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은 오는 24일 자회사 파워콤의 지분 20%를 내다판다.

입찰은 국내 기업만을 대상으로 한다.

파워콤은 한국통신에 이은 국내 2위의 통신망사업자이다.

LG SK 삼성 등이 군침을 흘리고 있다.

재계는 결합재무제표 작성에 골머리를 앓는 한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출 마감은 이달말.17개 대기업이 대상이다.

결합재무제표를 작성하면 계열사간 모든 출자금과 거래관계가 상계돼 자본금과 매출은 당초보다 줄어든다.

반면 부채는 그대로 남게 된다.

4대 그룹도 이 방식대로 할 경우 부채비율이 2백%를 훨씬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리하게 끌어오는 현대자동차 계열분리 문제도 이번주 큰 변화를 맞을 전망이다.

전윤철 공정거래위원장과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의장의 면담 결과가 관심거리다.

반도체값은 64메가D램 국제현물시장 가격이 9달러대에 올라선지 한달만에 다시 8달러대로 밀려났다.

미국 살로먼스미스바니에 이어 메릴린치증권까지 반도체 과잉생산을 경고하면서 뉴욕과 한국 증시에서는 반도체 기업의 주가가 급락하는 사태를 겪기도 했다.

전망은 둘로 엇갈린다.

반도체업체들이 장미빛 환상에 젖어 지나친 시설확장을 꾀하고 있다는 쪽이 있는가 하면 아직 반도체 과잉생산을 논할 단계가 아니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투자자들은 외국인들이 삼성전자와 아남반도체의 주식을 계속 팔아댈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회에서는 각종 경제법안이 논의된다.

24일 재정경제위에서는 금융지주회사법 등이 논의된다.

산자위에서는 전력산업 구조개편 관련 특별법이 논의될 전망이다.

한국전력의 민영화를 가능하게 하는 이 법의 상임위 통과여부를 놓고 여.야가 격론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27~28일에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국이 한국 탄소강관에 취한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에 대해 미국과 한국간 양자 협의가 이뤄진다.

타결 가능성은 거의 없다.

김정호 기자 j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