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만 해도 벤처에 뭉칫돈이 몰렸지만 이제는 벤처기업들이 펀딩( funding )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유는 여러 가지. 경제사정과 이를 반영하는 주가지수(코스닥지수 포함해서)의 변화가 그 중 하나.

상황이 이렇게 바뀌니 "묻지마 투자"는 물론 소신투자도 몸을 사린다.

돈이 없거나 좋은 벤처기업을 고르는 눈이 없으면 투자하기 어렵게 됐다.

이 변화에 대해 전문가들도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것 같다.

하여간 이제는 펀딩(자금 조달)이 문제다.

최근 어느 대학 박 교수와 다음과 같은 대화를 나눴다.

"김 박사,요즘 펀딩에 도움을 달라는 벤처기업들이 있는데 도대체 어디를 소개해 줘야 할까요""박 교수님께서도 잘 아시겠지만 창업 이후 처음 하는 증자에서는 영업에 도움이 되는 우호적 파트너( friend partner )를 주주로 모시는 것이 순서일 것이고,다음 단계에서는 창투사를 비롯한 기관,그 다음에는 은행 등이 주주로 참여해 주면 모양이 좋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얘기했더니 그거야 벤처기업의 바람이고 그렇게 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재차 물었다.

그래서 "그거야 사장의 역량 아닙니까"라고 말했다.

과연 사장은 어떤 역량으로 원하는 금액의 자본금 증자를 원하는 배수로 원하는 시기에 원활히 할 수 있을까.

즉, 펀딩에 유리한 사장은 어떤 사람일까.

그 요건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인적 네트워크가 강한 사람이다.

아는 사람이 많은 것은 물론 그 사람들을 잘 연결하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다.

또 일이 되게끔 하고 그 결과를 같이 나눌 수 있는 사람이다.

둘째,프리젠테이션을 잘하는 사람이다.

회사의 현재 모습과 내용,그리고 미래의 비전을 명확하게 정리해 상대방에게 잘 전달할 수 있어야 투자자들을 설득할 수 있다.

셋째,아이디어와 스피드,그리고 일에 대한 집중력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람이다.

벤처기업을 하는 것은 하나의 도전이고 실험이다.

그러니 빠르고 집요하게 일하지 않으면 안 된다.

거기에 소명의식까지 갖추고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넷째,지속적인 혁신을 주도할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는 사람이다.

단계별 발전전략이라고 말해도 좋고 전략계획이라고 해도 좋다.

유명가수는 히트곡 하나로 가수인생을 마감하는 수많은 신인가수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2집,3집을 계속 낼 수 있는 능력,지속적인 혁신능력이 있음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만 아무리 사장이 용 빼는 재주가 있더라도 비즈니스 모델이 명확하지 않거나 그 회사가 활동하는 산업의 미래가 불확실하다면 쉽사리 증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매출이 문제가 아니고 이익이 문제다.

규모도 중요하지만 내실이 더 중요하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공할 수 있는 사업설계를 갖추는 것이 핵심이다.

그래야 사장의 이야기가 사기 시나리오가 아닌 실현가능한 가까운 미래의 비전으로 들릴 것이다.

관동대 경영학과 교수
이비즈홀딩스 인터넷 마케팅랩 소장 webioyou@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