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싸늘하게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유통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그동안 매달 20% 이상의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여온 백화점 매출 감소로 뚜렷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어 재래시장 외식업계 가전 및 자동차 등 내구소비재 시장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

<>백화점=국내 최대 백화점인 롯데 본점은 연초 이후 항상 북새통을 이뤘으나 5월 중순부터 고객들의 발길이 한산해 졌다.

지난 22일부터 25일까지 하루평균 매출액은 25억2천1백만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7% 줄어들었다.

지하 1층의 상품권 판매창구는 4월만 해도 대기표를 받아 한참 기다려야 했지만 요즘에는 줄을 안서고 바로 살 정도로 손님이 줄었다.

경기회복과 건강에 대한 관심 증대로 인기를 누려온 와인숍의 경우 하루 매출이 4백만원 선으로 지난해에 비해 30% 가량 감소했다.

본점의 전체 매출은 지난 4월까지 하루 평균 37억원 대에 달했으나 5월 초 34억원 선까지 떨어진뒤 이번 주에는 25억원대로 감소했다.

황금상권인 압구정동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본점은 대표적인 고가 혼수 품목인 모피 판매량은 이달 하루 평균 11벌로 지난해 같은 기간 20벌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본점 하루 매출액은 4월까지 16억원 선을 넘었으나 이달 중순 이후 14억원 대로 떨어졌다.

상류층 고객들이 많은 갤러리아백화점은 고급 소비재 판매가 30%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재래시장 =동대문 남대문 경동시장 등의 상인들은 IMF관리체제이후 최악의 매출부진을 겪고 있다.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동대문시장 두산타워의 지하 1층에서 여성복점을 운영하는 이성주씨는 "이달 하루 매출액은 4월에 비해 70% 수준"이라며 "최근에는 매장을 찾는 손님들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가전및 자동차 =이달 중순부터 에어컨 냉장고 등 여름 상품을 제외하곤 컬러TV VTR 세탁기 전자레인지 등의 판매가 급감하는 추세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메이커들의 5월 판매량은 지난달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달 초순만 해도 실적이 좋았으나 중순 이후 시장분위기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가전제품 전문상가인 테크노마트의 경우에도 이달들어 매출이 1.4분기에 비해 20~30%가량 줄어들었다.

PC시장도 4월이후 신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데스크톱의 경우 3월 17만대가 팔렸으나 4월 12만대로 줄어든데 이어 5월판매량은 10만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노트북도 3월 2만2천대에서 4월 1만3천대,5월 1만대 이하로 급감하고 있는 추세다.

<>외식업계 =고급 패밀리 레스토랑은 아직 현상유지를 하고 있지만 중저가대의 패스트푸드점은 소비위축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일부 업체의 경우 4월을 고비로 매출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