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와 약을 함께 먹으면 어떻습니까"

"카페인은 간에서 약물의 효과를 떨어뜨립니다. 가능하면 삼가야겠습니다"

텔레비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건강 프로그램같지만 사실 인터넷 방송의 내용이다.

전문 의료인과 건강에 관심있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의료전문 인터넷 방송국이 출범을 앞두고 있다.

현재 시범 서비스를 하고 있는 메드TV21( www.medtv21.net )이 그곳.

의사들에게는 고급 의학 정보를 제공하고 일반인에게는 건강 상식을 알려준다.

메드TV의 방송 제작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의사만 40여명.

나눔코리아가 출범을 준비중인 3개의 의료 관련 웹사이트 중 대표주자격이다.

메드21( www.med21.net )과 덴트21( www.dent21.net )은 일반의사와 치과의사들을 위한 커뮤니티 사이트다.

이곳 역시 4월말 정식 오픈할 예정이다.

"몇년전만해도 모든 정보는 텍스트 위주였습니다. 의학 정보를 글로 읽기만 하면 참 따분하겠다는 생각을 했죠.그래서 필요한 정보를 언제든지 편하게 볼 수 있는 인터넷 방송국을 우리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터넷 의료방송을 시작한 이 회사 윤효석 사장의 말이다.

그는 좀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증권사 직원,외국어학원 원장을 거쳐 모 정당에서 전문위원으로도 활동했다.

그뒤 전문경영인으로서 작은 병원을 운영하며 비로소 의료분야에 눈을 뜨게 됐다.

3년간 병원 경영을 맡았던 것이 이 사이트를 개설한 계기가 됐고 의사들에게 신속하고 정확한 의학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얼마나 필요한 일인지 깨달은 것도 이때부터.

지난해 11월 현직 내과의사인 주용선 이사,치과의사 이재범 이사 등과 함께 비좁은 사무실에서 "벤처"를 시작했다.

기술개발 인력의 증가로 불과 몇개월만에 직원이 17명으로 늘었고 이달말 자체 방송제작 시스템이 갖춰진 85평짜리 사무실로 확장 이전할 계획이다.

그곳 스튜디오에서는 간단한 강의를 직접 제작 할 수 있다.

지난달 말에는 공모를 통해 약 7억원을 투자자금을 유치했다.

방송제작에 의료인들이 참여해서 그런지 투자자들 역시 의사가 꽤 많았다는 후문.

메드TV21은 지난달 23일 전주방송과 프로그램 공급계약을 맺고 현재 "이야기쇼 건강"이란 프로를 방송하고 있다.

천식 알레르기 중풍 등에 대해 궁금증을 풀어주는 "테마교실"도 운영중이다.

또 의료인들을 위해 지난달 25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있었던 "류마티스 내과 연수강좌"를 촬영,웹사이트에 띄워놓고 시청을 원하는 의료인들을 기다리고 있다.

전문 의료인들이 관심을 갖는 각종 학술회의나 국내외 연수강좌는 당분간 무료로 서비스될 예정이다.

하지만 앞으로 이 서비스에 한해 의료인을 상대로 유료화로 바뀌게 된다.

이것은 인테넷 광고로만은 운영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

즉 일반인에게는 의학정보나 건강상식을 무료로 제공하고 질좋은 고급 의학정보는 의사들에게 유료로 서비스한다는 계획이다.

해외 의료정보에 목말라하는 의사들을 위해 현재 프랑스의 모 병원과도 접촉중이다.

정식 의학과정을 수료하더라도 지속적인 자기 계발의 과정이 필요한 의료인의 욕구를 메드TV21이 채워주겠다는 것.

이 인터넷 방송국을 잘만 이용하면 의사들이 돈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윤 사장의 설명이다.

메드TV21을 운영하는 나눔코리아는 전자상거래 분야에 진출,병원을 고객으로 B2B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1회용 주사기부터 X레이 촬영기 등 고급 의료기기까지 의료와 관련된 모든 것을 사이버를 통해 판매한다.

현재 국내 의료기기 업체들은 영세할 뿐만 아니라 e비즈니스에 대한 준비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의료기기 생산업자와 소비자인 병원의 중간 다리 역할만 잘 해준다면 사업의 수익성도 충분히 있다는 판단이 섰다.

여기에는 의료 분야의 전자상거래가 전 세계적으로 붐을 이루고 있는 시대 상황도 한몫했다.

수입품이 특히 많은 이 분야에서 유통 단계를 줄이면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에게 그 혜택이 돌아가게 된다.

"외국에서 생산된 의료기기 하나를 병원에서 구입한다고 가정해보죠.수입업자는 여러 단계의 도매상과 소매상을 거쳐 그 기기를 병원에 팝니다. 심한 경우 그 제품이 어디서 어떻게 생산됐는지 전혀 파악할 수 없을 때도 있습니다. 복잡한 유통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단가는 올라가고 신뢰도는 자연히 떨어지죠"

메드TV21은 현재 인터넷 방송국이다.

하지만 사이버병원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나눔코리아의 선봉대 역할도 떠맡고 있다.

인터넷방송을 즐겨 찾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대형병원과 연결해 원격진료 서비스를 하려는 것.

"의약분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병원과 약국간에 네트워크가 자연스럽게 형성될 겁니다. 그러면 우리가 꿈꾸는 사이버병원 건설도 앞당겨질 수 있겠죠"

윤 사장의 포부에는 확신이 서 있었다.

(02)521-3755

조재길 기자 musoyu9@ 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