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물시장에서 금 선물의 거래는 현재 거의 제로에 가깝다.

"금 선물"이란 금값의 등락을 알아맞히는 게임과 같은 것이다.

그런데 왜 금 선물거래가 활성화되지 못할까.

세계의 가장 확실한 기축통화는 달러다.

달러가 기축통화가 된 것은 미국이 세계를 이끌어가는 부동의 강국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의 달러도 그 가치가 시시각각 변화한다.

달러가치가 내릴 때 외국 투자자는 달러를 팔고 좀 더 가치가 있는 것을
보유하려 할 것인데 그것이 바로 금이다.

따라서 금값은 달러화의 가치에 반비례하며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국내 투자자도 금을 보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특히 인플레이션이 심할 때 그렇다.

인플레이션이 심해지면 원화의 가치가 떨어진다.

그래서 투자자들은 부동산을 사서 이를 헤지하곤 하는데, 금 역시 같은
기능을 한다.

인플레이션에 따라 원화가치가 떨어져도 부동산과 금값은 변화가 없기
때문에 금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은 상대적인 이익을 얻게 된다.

우리나라 평균 인플레이션은 6%였다.

그런데 작년 우리나라 인플레이션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였다.

그 이유는 지난해 원화환율의 급격한 하락에 있었다.

환율이 하락하면 원유 등의 원자재를 보다 저렴하게 수입할 수 있고, 따라서
소비자에게도 저렴하게 공급하게 된다.

정부는 환율하락으로 물가상승압력을 잡으려는 것 같다.

그렇지만 조만간 환율하락은 극에 달할 것이며 인플레이션은 다시 시작할
것이다.

그것이 정확하게 언제가 될지는 모른다.

어쨌든 금 선물이 활성화된다면 부동산투자와 함께 인플레에 따른 위험을
헤지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태하 < de202@massenergy.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