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화 한쪽이 나와 총을 맞기 시작한다. 몇발을 연달아 맞고 찢어진다.
그러자 드디어 화를 내며 우렁차게 울부짖는다"

제품이나 브랜드는 절대로 손상시키지 않는다는 관례를 깨 화제가 된 지난해
르까프 광고의 파격적인 모습이다.

다국적 브랜드들의 공세에 부도까지 난 상황을 구국일념으로 목숨을 바친
선조에 비유한 것.

그리고 이제 다시 외국산 브랜드와의 정면 대결을 선언한다는 내용이다.

한국은 한때 세계 최대의 신발생산기지를 이뤘다.

지난 90년엔 3대 수출 상품(43억달러)에 들 정도였다.

하지만 동남아국가의 저가공세와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몰락했다.

대표적인 토종업체 투톱인 화승과 국제상사가 지난 98년 연쇄부도가 난 것.

하지만 21세기를 맞은 이들은 다시 일어나 빼앗긴 안방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부산 사상구에 위치한 화승(대표 고영립)의 르까프 공장.

생산라인에서 바쁘게 일하는 작업자들의 모습엔 생기가 넘친다.

지난해 9월 화의에 들어갔을 때의 망연자실한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화승이 이처럼 다시 살아나고 있는 것은 성실한 구조조정과 일관된 경영전략
덕분.

이 회사는 지난해 7월 우들스와 월드컵 브랜드의 화승상사를 흡수합병했다.

자연히 중복업무 통폐합, 부실유통망 정리 등이 이뤄져 체질이 강화됐다.

퇴사한 직원들은 직영매장을 관리하는 숍마스터나 독립 영업사원격인
소사장으로 나서 마케팅을 지원했다.

아울러 삼성물산의 수석 디자이너 출신인 임상민씨 등의 전문가를 영입해
디자인분야도 한층 강화했다.

홍보측면에선 인기그룹 HOT와 광고 모델을 체결, "한국적인 자존심"이란
주제를 계속 부각시켜 나갈 계획이다.

이같은 노력의 결실로 화승은 지난해 2천억원의 매출에 1백억원 규모의
흑자(잠정치)를 달성한 데 이어 올해엔 2천6백억원 매출에 2백10억원의
경상이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제상사(대표 이지수)도 마찬가지.

2000년을 회생의 발판이 되는 해로 만들겠다고 잔뜩 벼르고 있다.

먼저 신발 사업구도를 종합브랜드 프로스펙스와 아동캐릭터화 아티스로
단순화시켰다.

국제상사는 이들 브랜드의 국내시장 점유율을 각각 30%와 50%대로 올린다는
"챌린지 2000"캠페인을 시작했다.

수익, 고객서비스, 정보인프라 등 3개 부문에서 최고를 지향하는 "트리플
A플러스"운동도 전개하고 있다.

매장문을 열고 닫는 시간을 각각 한 시간씩 앞당기고 늦춘 "9TO10"운동도
펼치고 있다.

또 프로축구 스타 이동국의 브로마이드, 인기가수 조성모와 핑클의 비디오CD
등을 나눠주는 스타 마케팅에도 적극 나섰다.

수익성이 나지 않는 수출부문은 줄이고 틈새시장을 찾아 공략하는 전략도
세웠다.

지난해 미국으로 1백만달러어치를 수출한 태권도화가 대표적인 예다.

아울러 매출이 적은 대리점은 과감히 정리하고, 수익이 높은 곳은 대형 매장
으로 키운다.

서울 용산사옥 등 보유 부동산 매각도 적극 추진중이다.

이 사장은 "제2창업의 원년으로 삼은 올해엔 약 2천2백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재기에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 서욱진 기자 ventur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9일자 ).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