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강선 관광선 전산시스템 ]

"북한 지역에서 운영되는 최첨단 전산시스템"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 금강산 관광선인 금강.봉래.풍악호에는 웬만한 대기업
못지않은 대규모 전산시스템이 설치돼 있다.

이 시스템은 북한 지역에서도 24시간 가동돼 사실상 북한 지역에서는 처음
운영되는 전산시스템이기도 하다.

이들 선박은 호텔과 배를 합쳐 놓은 것과 같다.

따라서 1천여명에 달하는 관광객 및 승무원 관리와 각종 매장에 대한
종합적인 서비스, 항해를 지원하는 전산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우선 금강산을 찾는 관광객들의 예약 및 승선정보를 제공하는 호텔관리
시스템.

승무원들은 이 시스템을 통해 객실 예약 및 승선 현황, 승객에 대한 정보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동해항에서 출항하기 전에 7백여명에 이르는 승객들에 대한 모든 정보가
이 시스템에 입력된다.

한번 출항할 때마다 승객들이 바뀌기 때문에 3~4일만에 모든 정보가
갱신된다.

"마이크로스"(Micros)라는 이름의 "업장관리시스템"은 관광선 안에서
영업하는 각종 매장들에 제공되는 판매시점정보관리(POS)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을 통해 매일 아침 6시부터 폐점시간인 새벽2시까지 선내의 수십개
매장에서 이루어지는 거래내역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또 선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자체 신용카드 시스템도 마이크로스가
관리한다.

북한 해역에서는 통신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즉석에서 신용카드에 대한
조회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현대상선은 배가 동해항에서 출항하기전에 승객들의 주민등록번호를
미리 금융결제원과 한국신용정보에 보내 신용불량자의 명단을 통보받아
이 시스템에 저장한다.

신용정보를 조회할 수 없는 선상에서도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피델리오"(Fidelio)는 재고관리시스템으로 관광객들에게 제공되는 수천종의
식자재 및 물품에 대한 정보를 관리해주는 역할을 한다.

선박자재관리시스템은 선박의 운항에 필요한 부품 및 유류 등에 대한 정보를
확인해준다.

보통 선박은 바다 위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고장사고를 현장에서 신속하게
처리하는게 일반적이다.

따라서 충분한 부품재고는 필수적 사항.

금강산 관광선의 경우 선박을 구성하는 2만여종의 부품중 70%가 외국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이 시스템은 현대상선의 공급망관리 시스템과 연결돼 있어 배에서
부품구입을 신청하면 하루만에 부품공급업체에 전달된다.

따라서 1주일 정도면 원하는 부품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이 시스템은 주기적으로 정비가 필요한 부문에 대해서는 매일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화면에 띄워줌으로써 효율적으로 선박관리를 할 수 있게
한다.

현대상선은 금강호 봉래호 풍악호 등에 이같은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선박당
10억여원을 투입했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8월부터 인터넷을 통해 금강산 관광을 예약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여행객은 금강산관광 홈페이지(www.kumgangsantour.com)에서 화면에 있는
신청양식대로 기입한후 신용카드 번호를 입력하면 된다.

사진은 우편으로 보내면 된다.

현대상선은 스캐너로 입력한 사진을 E메일로 받기도 한다.

이렇게 보내진 관광객의 사진은 컴퓨터에서 인쇄돼 북한과 통일부에 팩스로
보내진다.

현대상선은 현재 인터넷으로 관광을 예약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예약과
동시에 방을 배정해주고 있다.

또 예약이 마감된 후 높은 등급의 방이 빌 경우 우선적으로 한등급 높은
방을 배정해 준다.

예를들어 3등급 방을 인터넷으로 예약했는데 2등급 방이 비어있으면 2등급
방을 우선적으로 배정해 주는 것이다.

인터넷 예약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월 2백여명 정도.

매월 전체 관광객 2만여명중 1% 정도다.

현대상선은 인터넷예약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을 곧 마련, 인터넷으로
예약하는 관광객의 비중을 10%이상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 김태완 기자 tw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