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불단행"이라 했던가.

지난주 금융시장은 이 말을 절감케 했다.

국내에서는 대우 문제가 불거지고 해외에서도 위안화 절하설, 그린스펀의
경고성 발언 등 악재가 속출했다.

이들 악재는 금융시장에 "양떼 행태(herd behavior)"를 일으켰다.

일부 기관투자가들을 중심으로 주식과 회사채의 투매현상이 나타났다.

그 바람에 주가가 70포인트 이상 폭락하고 금리가 연중최고치로 치솟는 등
일대 혼란이 빚어졌다.

이번주에도 최대의 현안은 금융시장 안정이다.

사태 수습의 가닥이 잡힐지 주목된다.

다행히 주말인 지난 24일 자금시장은 장기금리가 소폭 하락해 진정 기미를
보였다.

정부도 25일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어 강력한 시장안정대책을 내놓았다.

때문에 시장관계자들은 난기류가 더이상 확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단 23일과 같은 "양떼 행태"는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정부의 대책도 기관투자가들에 대한 매도자제 요청 등 심리적 불안을
해소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또 시중자금도 "충분히" 공급한다는 방침이어서 금리상승세도 한 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해외의 불안요인도 다소 누그러들 전망이다.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28일(현지시각) 미국
상원에서 경제현황 및 전망에 대해 증언한다.

지난주 하원에서의 증언이 미국 뿐 아니라 전세계 금융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켰기에 이번에는 시장을 진정시키는 발언을 하지 않을까 관측되고 있다.

실제로 국제금융센터의 보고에 따르면 뉴욕시장의 트레이더들은 "다음달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도 금리인상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위안화 문제도 이번주에는 불안감이 희석될 것으로 보인다.

"설사 위안화가 절하되더라도 그 영향이 그리 크지 않을 것"(박재하
재정경제부장관 자문관)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시장에서는 이미 한국상품과 중국상품의 경합도가 크게 낮아져 위안화가
절하돼도 한국경제에 직접 파장이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같은 정부의 대책이나 해외여건의 호조보다도 결정적인 변수는
"대우의 신뢰회복"이다.

지난주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린 요인중 하나도 대우가 주초에 발표한 유동성
개선계획이 신뢰를 얻지 못한데 있다.

이 점에서 25일 대우가 새로이 내놓은 대책을 시장이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관건이다.

전문가들은 계열사 매각 등에 대한 대우의 의지가 보다 명확해진 만큼
신뢰회복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부와 시장이 대우쇼크에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 사이에 제일은행 매각협상
은 이번 주말로 만 7개월을 채워간다.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여름 휴가만큼은 철저히 챙기는 구미인들의 관행상
8월에는 협상을 진행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주중 가부간 결론이 날 가능성이 높다.

이와관련 최근 정부내에서는 뉴브릿지와의 협상결렬을 선언하고 새로운
협상대상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돼 귀추가 주목된다.

눈을 재계쪽으로 돌려보면 27일 경영자총협회 회장단 회의 일정이 잡혀있다.

이 회의에서는 노사정위원회 복귀 여부가 논의될 예정이다.

지난번 30대 그룹 노무담당 임원회의때는 불참방침을 선언했으나 이번에는
복귀쪽으로 의견이 모아질 가능성이 크다는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다만 재계는 복귀조건으로 현재 정부가 진행중인 81개 사업장에 대한 특별
근로감독의 중단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정부가 이같은 재계의 요청에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지도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 임혁 기자 limhyuck@ >

[ 체크포인트 ]

<> 27일 : 경총 회장단 회의
건교부 제4차 국토종합계획안 발표

<> 28일 : 그린스펀 미 상원 경제현황 증언(현지시각)

<> 29일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간담회

<> 주중 : 대우쇼크 파장
제일은행 매각협상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