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은 한국경제신문과 공동으로 24일 서울 삼성동 본사 별관 강당에서
90여개의 공기업및 민간기업 임직원 2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2의 건국,
기업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제2의 건국"에 대한 공감대가 기업에도 확산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장영식 한전 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한전의 제2건국 운동은 경영혁신으로
기업이익을 극대화하고 실업해소나 중소기업지원 등의 공기업 책임을 실천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기업들도 서로 교류해 효율적인 활동을 펼쳐
나가자"고 제안했다.

장 사장은 "한국경제신문사가 펼치고 있는 품질향상 운동인 "6시그마"와
1백만개 일자리 만들기 운동인 "OMJ" 등은 제2의 건국을 앞당길 수 있는
실질적인 노력"이라고 평가하고 "지속적이고 효율적인 추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관련, 한전은 현재 펼치고 있는 TQM운동을 토대로 삼아 6시그마에도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주제 발표자들은 기업에서 제2건국이 이뤄지려면 권위주의가 혁파돼야
하며 6시그마같은 품질경영 운동을 통해 경영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포지엄 기조연설과 주제발표 내용을 요약한다.

<> 김홍명 조선대 총장 (기조연설) =제2의 건국 철학은 민주주의와 자유
시장경제를 함께 발전시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경제도 새로운 산업구조에 맞게 변화하고 그에따라 민주주의도 발전해야
한다.

양자는 대립관계가 아니라 보완.상응관계가 됐다.

제2의 건국정신은 새로운 지식과 기술로 무장해 경쟁력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기업 인력 자본구조 경영능력 모두에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21세기는 변화의 속도를 더욱 빨리 만들며 적극적인 대응력을 요구할
것이다.

공기업들도 과거의 문제점을 과감히 떨쳐버리고 자기혁신을 이뤄야 선도
역할을 할 수 있다.

제2건국 정신으로 공기업을 재편성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경쟁체제를 도입하고 고객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서비스를 개선하며 이윤을
사회에 환언하는 것이다.

<> 이선 산업연구원장 =세계 경제는 물적 자원집약 생산체제에서 디자인
기술 아이디어가 중시되는 지식기반 경제로 옮아가고 있다.

지식기반경제는 수확체감의 법칙은 물론 수확체증의 법칙도 작용하는
혼합형 경제가 될 것이다.

이에따라 전략경영연구도 구조-행동-성과의 패러다임에서 기업의 내부자원
을 경쟁우위로 보는 경영자원이론으로 이동하고 있다.

경영자원이론의 요체는 기업의 자원과 역량, 특히 핵심역량이 경쟁우위를
불러 오고 경쟁우위가 기업성과를 높인다는 것이다.

이 이론은 기존기업도 자원을 효과적으로 재조합하면 혁신에 버금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본다.

자원의 재조합은 조직구성원간 자발적 협동이 있어야 가능하다.

기업들은 의사결정의 투명성, 절차의 정당성을 높여 자발적 협동을 유도
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제2건국 정신이다.

<> 유한수 전경련 전무 =최근 기업들이 맞고 있는 위기는 과거와 다르다.

경영 패러다임을 총체적으로 바꿔야 하는 구조적 위기다.

우리기업이 이뤄냈던 성장신화가 한꺼번에 무너졌다.

과거의 경영패턴은 아무런 쓸모가 없어진 셈이다.

그룹경영이나 다각화, 대마불사, 정경유착을 통한 사업기회 획득, 대주주
중심의 의사결정, 시장점유율과 성장률을 중시하는 경영 등은 이제 실패의
대명사가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업종전문화를 위한 빅딜식 방법이 추진중이다.

정책당국이 세법개정 등 적절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성공사례를 만들 필요가
있다.

지식기반사업을 중점 육성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지만 무엇이 지식기반
사업인지 근본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기업들도 이제는 투자보다 수익성이 중요하다고 깨닫고 있다.

요소비용이 높고 관리도 부실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6시그마 같은 품질향상 운동으로 경영 패러다임을 바꿈으로써
효율을 높여야 한다.

최근 한국경제신문사 주창한 6시그마운동이 대단한 호응을 얻는 것은
경영패러다임이 그만큼 바뀌고 있다는 증거이다.

<> 황태연 동국대 교수 =기업에서 제2건국 과제는 권위주의 혁파이다.

우선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의 대주주 위주 기업지배구조를 혁파해야
한다.

노사간의 신뢰가 두터워 지도록 권위주의적인 경영구조도 개혁돼야 한다.

그래야 대화와 협의에 기초한 신노사문화가 가능하다.

국내 기업들은 사무공간의 권위주의도 없애야 한다.

세계적 기업가인 빌게이츠의 집무실은 30평이라고 한다.

남존여비의 가부장주의도 개선해야 한다.

21세기엔 여성인력을 얼마나 합리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국력이 결정될
것이다.

장유유서와 연령서열식 인사주의도 타파대상이다.

연령권위적 위계질서를 없애야 기업문화도 합리화 근대화된다.

이는 효율을 높이는 방안이기도 하다.

<> 송보경 서울여대 교수 =제2건국의 화두는 변화이다.

지금 시장환경은 물론 기술과 힘의 소재도 바뀌고 있다.

공기업들도 변화에서 예외일 수 없다.

국민과 함께하는 조직이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몇가지 유의할 점이 있다.

먼저 소비자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는 점이다.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히 이뤄져야 하며 투명성도 확보해야 한다.

조직문화도 바뀌어야 한다.

지연이나 학연같은 구태는 벗어버려야 하며 부정부패가 발붙일 수 없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도 필요하다.

조직원 입장에서는 개인의 생산성 향상에 힘써야 한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직장에서 평생을 보낼 수 있도록 나름대로 준비하고
회사의 평생교육기회도 잘 활용해야 한다.

< 정리= 박기호 기자 khpar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