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에 있는 한국화이바에는 신기한 것들이 많다.

회사를 찾은 사람은 의자에 앉은 사람이 25m 상공에 매달려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다.

가까이 가서 살펴보고 마네킹인 것을 알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쉰다.

이 설비는 자유낙하충격시험장비.

헬리콥터가 추락할 때 인명을 보호하는 의자를 시험하는 장치다.

또 하나 재미있는 장치는 조류충돌시험장비.

일명 닭대포다.

닭을 넣고 포열처럼 생긴 기다란 관을 통해 발사한다.

관끝엔 비행기조정석 덮개인 캐노피가 있다.

초고압의 압축공기에 의해 펑 하는 굉음과 함께 발사되는 닭으로 캐노피에
구멍이 뚫리는지를 테스트한다.

고속으로 나는 비행기가 새와 충돌할 때 캐노피가 뚫리면 조종사 목숨이
위태롭기 때문이다.

시험장비만 흥미로운게 아니다.

생산제품들 가운데도 재미있는게 많다.

예컨대 탄소섬유로 만든 헬리콥터동체, 대형여객기날개, 초경량 철도차체,
카보넥스, 풍력발전시스템, 태양광자동차 등.

한국화이바는 이들 소재나 제품을 대부분 처음 국산화하다 보니 관련 기자
재나 시험설비도 구하기 힘들어 자체 제작해 쓴다.

이같은 노력끝에 부산물로 연관 기술을 습득하기도 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