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LA다저스의 박찬호와 일본 주니치의 선동열, 이종범 선수의 뛰어난
활약은 IMF한파로 위축된 우리 국민에게 자그마한 위안이 되고 있다.

물론 우리의 야구문화가 "즐기는 야구"가 아니라 "보는 야구"에 머물러
아쉬운 감도 있다.

요즘처럼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시간을 내 취미활동 한다는 것 자체가
사치일지 모른다.

하지만 난관을 돌파하기 위한 의욕을 북돋우며 강한 정신력을 갖게 하는
데는 야구만한 운동도 없을 것 같다.

한성자동차 야구동호회인 "한성스타즈"는 야구를 끔찍이 사랑하는 직원들이
지난 95년 만든 팀.

처음에는 개인 돈을 털어 용품을 사고 남의 운동장을 빌려 연습해야 했다.

그래도 실력만큼은 다들 수준급이었다.

창단 첫해에 직장인 야구리그 "원진리그"와 "파랑새리그"에 참가할
정도였다.

왕년에 야구선수로 활약했던 한 회원의 열성적인 지도와 회원들의 꾸준한
연습으로 팀의 전력은 일취월장했다.

우리 팀은 매달 한 차례 팀내 게임을 갖는다.

이날은 회원뿐 아니라 가족들의 잔치이기도 하다.

아빠가 안타를 치면 아들이 박수치며 환호하고, 아내는 치어걸로 변신한다.

온 가족이 즐거운 하루를 보내는 소중한 시간이다.

감독은 중년의 나이에도 야구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았다고 자부하는
필자가 맡고 있다.

회원은 모두 15명.

공을 잘 빠뜨려 "알까기"란 별명이 붙은 외야수 강복권 과장이 최고
명물이다.

물심양면으로 팀을 돌보는 정용상 이사(단장)는 상사라기보다는 "형"으로
느껴질 만큼 다정하고 자상하다.

회원들은 바쁜 업무에도 불구하고 4년 넘게 왕성한 활동력을 보여주고 있다.

야구는 조직력이 생명이다.

아무리 뛰어난 한명의 선수가 있더라도 짜임새 있는 9명을 당할 수는 없다.

단결과 화합을 최우선시하는 야구부 활동은 IMF한파에 회원들에게 강한
정신력을 불어넣어 준다.

한번 야구부에 들어오면 떠나기 어려운 것도 이때문이다.

회원들의 야구에 대한 뜨거운 열정은 IMF한파를 녹이고도 남는다.

조홍제 < 한성자동차써비스 관리팀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