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의 일본 국빈 방문을 앞두고 일본은 어느 때보다 높은 기대를
걸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이 일본에 대해 잘 아는 지일파로 알려져 있는데다 일본 역시
새총리가 출범해 협력관계를 강화하는데 좋은 기회라는게 일본측 관계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일본측 전문가들은 한.일 양국이 경제적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 것도 양국간
협력관계를 구축하는데 호기로 작용한다고 보고있다.

그러나 한국이 과거사 문제에 계속 집착하고 있는 데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본측 관계자들은 과거사 문제는 이제 전문가들에게 맡기는 것이 좋다는
견해를 보이기도 했다.

일본 자본의 한국 투자와 관련해서는 노동시장의 유연성 등 투자 장애물들이
확실히 해소돼야 한다는 견해도 제기됐다.

<> 나미키 유 일.한경제협회 상무 = 한국과 일본이 모두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있다.

과거에도 한국대통령의 일본방문이 있었지만 그때와는 달리 사정이
다급하다.

따라서 실무차원에서 해낼수 없는 경제협력을 정상간에 이끌어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한.일간 경제협력과 관련,투자유치 무역불균형 문제 등이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한국에서 일본의 자본유치를 위해 애쓰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은 일본 자본 유치에 특히 큰 관심을 갖고있는 것으로
알고있다.

그러나 일본기업들이 한국투자를 본격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일본의 경제침체로 해외투자에 관심을 기울일 여유가 없는게 현실이다.

당장 큰성과를 기대하기도 쉽지 않을 것같다.

금융지원문제도 이번 한.일정상 회담에서 중요 의제의 하나가 될 전망이다.

금융지원문제는 IMF(국제통화기금)등과의 협의를 거쳐 결정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해말의 금융위기 때와 마찬가지로 국제적인 틀속에서 지원이 가능하게
될 것으로 본다.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관계를 설정하려는 것은 곤란하다.

상호간에 플러스가 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아가야한다.

구체적으로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는데까지 협력관계가 이어져야 한다.

일본입장에서는 한국의 노동문제가 무엇보다도 우려된다.

상호간 신뢰를 갖고 협조분위기를 계속 다져나가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 이나바 쓰기오 규슈대 교육학부 교수 = 김대통령의 일본방문은 21세기
한국과 일본의 새로운 관계정립에 크게 도움을 줄것으로 기대된다.

한.일간 새로운 협력관계증진을 위해서는 일본측에서 우선 과거사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

무라야마 전총리가 아시아를 대상으로 밝혔던 "사과"를 한국에 대해 다시
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잘못했다고 못박을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적당하게 얼버무려도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사례를 열거하는게 별 의미가 없다는 얘기다.

더이상 역사문제를 거론하지 않는게 가장 바람직하다.

그렇다고 역사를 무시하자는 얘기는 아니다.

학자들은 사실을 계속 밝혀 나가야 할 것이다.

과거사 청산을 위해서는 역사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국민들을 교육시켜야 한다.

역사에 관한 지식이 많아지면 과거사 문제는 저절로 해결될 수 있다.

학계의 연구성과를 교과서에 적극 반영해야 한다.

최근 미야자키에서 열린 한.일역사포럼에서 두나라 학자들은 많은 문제들에
대해 터놓고 얘기했다.

두나라에서 갖고있는 자료들을 인터넷등을 통해 서로 공개하기로 했다.

어떤 장기수가 "역사는 잊을 수 있어도 용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국측에서 큰 포용력을 발휘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좋을 것같다.

<> 야마모토 다다시 일본국제교류센터 이사장 =한.일 두나라의 새로운
정상들이 만나는 만큼 기대가 크다.

한국정부는 그동안 금지해온 일본의 대중문화의 개방을 이번 정상회담에서
밝힐 것으로 기대된다.

21세기와 2002년 월드컵개최를 앞둔 중요한 시점에서 양국간 문화교류
확대의 기회를 맞게 됐다.

문화개방은 두나라 사이의 벽을 허물게 하는 출발점이다.

문화교류가 활성화되면 정치 경제문제도 쉽게 풀릴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김대통령 방문에 대단한 기대를 걸고있다.

한국이 일본의 대중문화 유입을 막은 데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문화개방이 될 경우 우선 정보교류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또 본 센터에서는 두나라의 재능있는 젊은 사람들 간의 상호 교류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일단 물꼬를 트는 게 중요하다.

인재는 충분하다.

음악 미술연극 영화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서로 협력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문제는 돈이다.

문화교류를 위해서는 많은 돈이 필요하다.

젊은 사람들을 육성하기 위해 펠로십 스칼러십을 만들어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

한.일 문화교류 기금 등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미야자키에서 열린 한.일역사포럼에서도 기금문제가 논의됐다.

미래를 위해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기금을 확충해야할 것이다.

월드컵 공동개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추진위원회를 공동으로
설립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

< 도쿄=김경식 특파원 kimks@dc4.so-net.ne.j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