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LNG(액화천연가스)선 건조를 위한 중도금을 선사들에 지급,
선박건조자금 금리인상을 둘러싼 시중은행과 해운업계간의 선박금융
분쟁이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일과 조흥 등 5개 시중은행들은 현대상선에
대해 LNG선 건조를 위한 중도금 3백60만달러를 지난달 28일 지급했다.

이에 앞서 시중은행들은 SK해운과 한진해운에 대해서도 중도금을 지급
했다.
이들 중도금은 지난 7월말 지급돼야 했던 것이나 은행들이 중도금의
금리인상을 요구하고 해운업계에서 이를 거부,지급이 미뤄져왔다.

시중은행들이 중도금을 지급한 것은 31일까지 중도금이 지급되지
않을 경우 선박금융 신디케이트에 참여하고 있는 외국계 은행쪽에
계약해지의 빌미를 제공,걷잡을 수 없는 파장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은행들은 반드시 금리인상이 아니더라도 다른 방법으로 금리
손실을 보전하는 방법도 있어 협상이 가능하다고 판단,일단 중도금을
지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SK해운과 한진해운은 협상에 응하고 있으며
현대상선의 경우도 협상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그러나 "일방적인 금리인상이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일"이라면서 "금리인상은 "절대불가"라는 입장이 변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어 종전과 별다른 입장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시중은행들은 "영국법에 의해 금리인상이 법리적으로도
타당하다는 의견서를 받은 바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법리논쟁보다는
현실적인 타협의 여지가 있다고 보고 해운업계와 협상을 준비하고
있다.

채자영 기자 jychai@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