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구 신길동에 사는 이씨는 90년에 스물두평짜리 집을 사서 지금까지
아무 이상없이 잘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뒷집에서 새로 집을 지으면서 문제가 생겼는데 뒷집에서는 이씨집이
뒷집 땅을 침범해서 지은 거라고 하면서 집을 헐어주던지 아니면 월세를
달라고 합니다.

이씨가 알아보고 답을 주겠다고 했는데도 매일 전화를 걸어와서 이씨는
답답하기 그지 없어서 이런 경우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하다고 합니다.

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누구나 자기집이 지어져 있는 땅이 자기땅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집을 살때 집이 위치한 땅이 자기 땅이 맞나 측량까지
해보고 사는 사람은 없고 그저 담이나 울타리로 구분된 부분이 자기 땅인
것으로 생각합니다.

집을 사고 난 후에 아무 문제없이 잘 살다가 옆집이나 뒷집이 새로 이사를
와서 집을 새로 짓게 되는 경우에 간혹 서로 자기 땅을 침범했다고 하면서
다툼이 생기게 됩니다.

이씨와 같은 경우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이씨 집과 뒷집의
경계에 대해서 정확하게 측량을 해봐야 합니다.

측량을 하면서 지적도와 맞추어 보고 이씨의 집이 뒷집 땅을 침범했다면
그에 따른 보상을 해주는 것이 법률적으로 타당한데 이때 보상은 이씨 집을
헐어버리는 것 보다는 일단 이씨가 차지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주변시세를
감안한 월세를 지급하는 것이 서로에게 합리적인 해결방법이 되겠습니다.

그런데 위와 같은 원칙에 예외가 있을 수 있는데 예를 들면 이씨가 살고
있는 집은 이미 지은지 22년이나 되는 집이고 그동안 그 집에 산 사람들과
뒷집간에 땅의 침범에 관해서 한번도 문제가 된 사실이 없기 때문에 이씨가
뒷집에 대해서 보상을 해주지 않아도 되게 됩니다.

어떤 땅이 있는데 이 땅을 자기땅으로 알고 20년 이상 보유하게 되면 취득
시효에 의해서 그 땅에 대한 권리를 땅을 가지고 있던 사람에게 인정해줍니다

그런데 이 취득시효를 따질 때는 반드시 지금의 소유자만을 가지고 따지는
것이 아니라 그 전에 그 땅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들이 살고 있었던 기간까지
함께 계산하도록 돼 있습니다.

그래서 이씨와 같은 경우 전주인들부터 이씨에 이르기까지 22년동안 아무
문제 없이 지금의 집을 보유해 왔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이씨는 자기집이
위치한 땅을 취득시효에 의해서 취득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씨는 일단 뒷집을 상대로 취득시효를 주장해서 땅의 소유권을 넘겨달라고
재판을 할 수 있는 법적인 권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뒷집에 보상을 해 줄
필요는 없겠습니다.

다만 이렇게 너무 법적으로만 따지게 되면 뒷집과의 관계가 나빠질 수
있으니까 일단은 뒷집과 함께 법률전문가를 만나서 자세한 설명을 들어본
후에 서로 합의점을 찾는 것이 가장 좋겠습니다.

< 변호사.한얼종합법률사무소 hanollaw@unitel.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