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사업부문을 외국인투자가에 매각하는 방법이 대기업 구조조정의 새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따라 M&A(인수 합병)시장도 기업경영권을 사고 팔던데서 사업부문을
떼어 파는 형태로 바뀌고 있다.

대기업들은 현재 외국기업과 활발한 사업부문 매각협상을 벌이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벨기에 다국적기업인 트랙트벨그룹에 발전부문을 2억달러에
매각키로 하고 법적 문제를 검토중이다.

중장비사업(건설기계)부문을 스웨덴 볼보에 매각키로 방침을 정한
삼성중공업은 이달말께 최종 계약을 맺을 계획이다.

매각대금은 당초 예정대로 7억달러 내외에서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거평도 대한중석 초경부문의 매각을 서둘 계획이다.

현재 이스카측 대리인인 김&장 법률사무소가 대한중석 노조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밖에 해태그룹이 식음료사업부문의 매각의사를 밝히자 펩시코, 네슬레
등이 해태에 재무자료를 요청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현상은 핵심사업부문을 내놓지 않고는 구조조정을 위한 재원마련이
쉽지 않아서이다.

부동산 매각이나 증자를 통한 재무구조개선도 현재로선 여의치 않다.

외국인투자가들은 경영권을 인수하기 보다 필요한 사업부문을 사길 희망
한다.

김태영 유나이티드M&A사장은 "외국인 투자가는 법인인수에는 관심이 없다"
고 말했다.

대신 사업부문을 자산인수형태로 사는데는 매력을 느낀다고 한다.

기업인수과정에서 부외부채의 위험을 철저히 막을 수 있어서이다.

더욱이 상호지급보증문제로 골치를 썩일 필요도 없다.

이밖에 국내기업의 부채구조도 외국인투자가가 법인인수를 꺼리는 이유중
하나이다.

부채비율이나 금리가 턱없이 높아 기업을 인수해도 정상적인 경영이 힘들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사업부문매각은 부동산 기계설비 등 유형자산과 영업권 특허권 기술비법
등 무형자산을 묶어 파는 것을 의미한다.

부채와 경영권은 양수도 대상에서 제외된다.

M&A 전문가들은 매도 기업은 사업부문을 매각한후 세금문제를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래야 부동산 양도차익에 부과되는 특별부가세와 기술이전에 따른 세금
감면혜택을 받을 수 있다.

라이신사업부문을 매각한 대상도 매각대금을 세목별로 가르는데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원만하게 사업부문을 매각하기 위해선 인력의 고용문제를 계약서에
명기해야 한다.

이같은 사업부문매각은 대기업의 구조조정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우려의 소리도 적지 않다.

M&A시장이 사업부문매매에 국한될 경우 우리 기업은 경영권프리미엄을 받을
수 없게 된다.

그만큼 M&A시장이 왜곡되고 사회적 손실이 발생한다.

외국인 입장에서 보면 주식투자의 매력도 떨어질 수 있다.

제값을 받고 사업부문을 매각하려면 외국기업간 경쟁을 유도할 수 있는
전문 에이전트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이익원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7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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