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자리에 한두번 온 게 아닙니다.

애로사항도 수차례 건의했습니다.

도대체 뭐가 개선됐습니까"

5일 오전 전경련회관 경제인클럽에서 열린 주한 일본경제인 초청
한국경제설명회.

주최측인 전경련의 손병두 부회장은 쏟아지는 곤혹스런 질문에 땀을
흘렸다.

외국인 투자유치 확대를 위한 설명회가 열악한 경영환경을 성토하는
자리로 바뀐 듯 했다.

일본 기업인들이 밝힌 경영애로는 한마디로 한국에선 모든 면에서
기업하기가 정말 힘들다는 것이었다.

우선 경영환경개선을 위한 정부의 의지를 못믿는 경우가 많았다.

기무라 신이치 저팬클럽이사장(미쓰이물산 한국지점장)은 "인허가 절차
간소화를 위한 원스톱서비스(one-stop-service)체제를 구축한다던데 정말
되고 있느냐"고 물었다.

제조업체의 엔지니어라고 신분을 밝힌 한 인사는 "새정부의 1백대과제에
기업의 기술제고방안이 들어있지 않다"며 "기술을 빼고 어떻게 국제경쟁력
제고를 말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경제의 성장을 견인해온 재벌의 긍정적인 성과에 대한 평가없이
왜 문제점만을 해결하려는 것인지 설명해달라"며 정부 대기업정책의
방향성을 꼬집는 질문도 있었다.

기업의 잘못을 지적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수년전부터 상호지급보증을 해소하라고 했는데 미적대다가 마감시한에
몰리자 정부탓으로 돌리고 있다"(다케무라 코오롱유화부사장)는 평가가
대표적 예다.

뿐만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개선할 여지가 너무 많다는 고언도 적지
않았다.

"버스는 마음대로 차선을 바꾸며 과속하고 대부분 차량이 신호를
위반한다"며 "어떻게 이런 나라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회원국이 됐는지
의아해진다"는 지적까지 나올 정도였다.

전경련 관계자는 "외자유치가 결코 정부의 뜻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님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한편 전경련은 오는 11일에는 주한미국상의(AMCHAM) 19일에는 주한EU상의를
초청해 똑 같은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

<권영설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