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사태, 금융및 외환위기, 무리한 금융개혁의 추진 등으로 한국경제의
총체적 파탄상을 초래한 데 대한 책임론, 경질론이 조야에서 비등한 상황
에서 새 경제팀이 출범했다.

"출범"이라기엔 기간은 너무 짧고 짐은 너무 벅찬 고행이 예정돼 있다.

임창열 신임 부총리에게는 실로 벅찬 과제가 안겨졌다.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해야할 지경에 이른 난파선 "한국경제"
호를 정상항로로 복귀시키는 일은 무엇보다 화급을 다투는 일이 되어 있다.

처음부터 3개월이라는 시한을 정해 놓고 출발하는 임 부총리팀인 만큼
당장의 금융위기를 가라앉히는 일은 사실상 과업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외환시장의 파국적 양상을 가라앉히는데 만도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다고 지적하고 신임 부총리의 3개월 임기는 피를 말리는 "달러와의
전쟁"으로 빼꼭이 채워질 것이라는 우려와 성원을 보내고 있다.

임 부총리 스스로도 취임 기자회견에서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해야 한다면
하겠다, 국제적인 협조를 얻어내겠다" 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전임자들과 임 부총리팀은 경력과 철학에서부터 완연한 색깔의 차이를 갖고
있다.

전임자들이 모두 개혁적 사고와 원칙론을 중시하는 구경제 기획원 출신들
인데 반해 신임 임 부총리와 김수석은 금융현실을 증시하는 정통 재무관료
출신들이다.

더욱이 임 부총리는 80년대 중반 부실기업 정리를 도맡아 진행했던 인물
이고 기아사태 해결 과정에서 보여 주었듯이 조화로운 해결을 추구하는
철학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사실 한보 사건 이후 한국경제는 파행의 길을 치달아 왔다.

강부총리 팀은 지난 3월 취임 직후 부도협약까지 만들어 놓고 대기업들을
상대로한 치열한 구조조정 작업에 곧바로 돌입해 들어갔었다.

결국 이런 근본주의적 개혁 논리가 제동없이 관철된 끝에 경제는 총체적
위기로 곤두박질쳐 들어간 셈이었다.

강부총리는 19일 퇴임사에서 "펀드멘털(실물경제)은 좋은데 금융시장이
따로 논다"며 개혁의 힘든 과정을 술회했지만 과녁을 잘못 겨눈 개혁론은
결국 불안의 구조화한 초래한 끝에 스스로를 좌초시키고 말았다.

강부총리팀의 무리한 개혁으로부터 발생한 온갖 부담들이 새경제팀에
주어졌다.

새 경제팀은 한국경제의 국제신인도가 추락하고 금융과 외환 등이 모두
총체적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출발한다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관심을 끌고
있다.

임부총리는 취임 직후인 19일 하오 긴급경제장관회의를 개최하고 바로
금융시장안정대책을 발표하는 등 발빠른 수습에 나서고 있다.

새 경제팀의 성공여부에 우리경제의 미래가 달린 중대국면을 맞고 있다.

< 정규재 기자 >


<<< 금융시장 안정대책 주요내용 >>>

<>.금융기관 부실채권의 신속한 정리
- 부실 채권정리기금 10조원으로 확대
- 은행 종금의 부실채권 우선 매입

<>.금융산업의 구조조정 강력 추진
- 예금보험에서 전액 보상
- 금융시장 안정 도모
- 부실금융기관의 합병, 제3자인수

<>.외환시장 안정
- 환율제도 개편
- 변동폭 확대

<>.채권시장 추가개방
- 중장기 보증회사채 개방

<>.종금사의 외환업무 정비
- 외화자산 부채의 일괄양도 등

<>.외화자금조달 확대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0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