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들이 해외에 "중기 전용공단"을 잇따라 조성하고 있다.

또 지방자치제시행후 광역시.도에서도 앞다퉈 중국등지에 전용공단을
조성, 분양에 나서는등 중소업계.기관들의 해외 중기전용공단설립붐이
빠르게 확산되고있다.

점점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국내 중소기업들을 "저비용구조"의
후발개도국에 유치해 재도약을 북돋우려는 노력이 곳곳에서 불붙고
있는 것이다.

특히 코비 영원무역 삼진인턴상사등 몇몇 중소기업은 대기업도 하기
어려운 한국공단 조성허가권을 동.서남아 국가들에서 획득하고 건립을
추진, 기대를 모으고있다.

이들 업체는 공통적으로 일찍 해외에 진출, 현지에서 신용을 쌓은
기업들이다.

코비(대표 이정부)는 베트남과의 수교전인 91년 이나라에 진출, 현지에서
파이프 멜라민가정용기등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이다.

외국계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이나라에 1백% 단독법인을 설립한 회사이기도
하다.

이회사는 한국전용공단 건설 추진 4년여만에 지난해 하반기 베트남
정부로부터 건설허가권을 획득, 오는 3월15일 호치민시 인근의 송베성
안푸지구에 한국 중소기업공단을 착공한다.

공단 규모는 약 1백50만평.

올상반기중 1차로 200 규모의 공단을 조성해 분양을 시작하며 완공시에는
전자업체등 1백개 이상의 중소기업이 들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공단은 베트남내 최초의 1백% 단독투자 공단으로 단독진출에 따른
애로해소, 행정절차의 공동처리 및 세제등 각종 특혜가 부여된다.

이회사의 이정부장은 교수출신의 사업가.

베트남 고위층과 인간적인 친분을 쌓아둔 것이 허가를 획득하는데
큰 힘이 됐다.

이사장은 "베트남에서 사업을 해오면서 국내 중소기업들이 베트남업체와
합작투자해 낭패를 보고 철수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며 안전보장의 필요성을
느껴 한국공단을 추진하게 됐다고밝혔다.

스포츠의류업체인 영원무역(대표 성기학)은 방글라데시 항구도시인
치타공에 3백40만평 규모의 초대형 한국수출자유지역(KEPZ) 건립을
추진중이다.

이회사는 현지에 진출한지 17년이나 되는데다 1만2천명을 고용해
연간 1억달러를 현지 생산 수출하는 최대의 제조업체여서 방글라데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강하다.

방글라데시 정부로부터 외국계 기업으로는 최초로 공단조성 허가를
획득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

영원은 방글라데시 정부의 전폭적인 후원아래 오는 4월께 공단을 착공,
2006년까지 이단지를 단계적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98년 하반기부터 분양을 시작, 연말께는 몇개 업체를 입수시켜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KEPZ에는 섬유 신발 전기전자 자동차조립업체등 1백30여개사가 들어설
전망이다.

이회사의 윤제철KEPZ사업본부장(상무)은 "방글라데시내 수출자유지역은
노사분규가 법적으로 금지돼 있고 임금도 월 3만~5만원선으로 최저선에서
안정돼있어 중소기업들의 투자성공 가능성이 큰 지역"이라고 소개했다.

중소무역업체인 삼진인턴상사(대표 조태래)는 중국 대련시 금주구와
협력해 최근 조성한 한국중소기업단지 분양에 나섰다.

4년전부터 중국 비즈니스를 수행해온 이회사는 지난해 대련에 합작법인
대련상무유한공사를 설립, 공단 관련사업을 본격화하게 됐다.

조태래사장이 위해 시관계자들과 두터운 친분을 맺은 것이 이사업을
하게된 배경이다.

단지의 총면적은 35만평 규모로 20~30개 중소업체가 입주하게될
전망이다.

저가의 토지가격(평방m당 20달러), 소득세 재투자세 감면 면제등 혜택이
많은 탓에 이미 4개 업체가 분양계약을 한 상태이며 상반기중 분양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진은 이단지 사업을 위해 인터넷에 홈페이지를 구축하기도 했다.

조사장은 "현지법인을 통해 공단의 소개 분양업무등은 물론 중국에
관한 모든 정보를 수집가공, 컴퓨터망을 통해 중소기업인등에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르.메이에르(대표 정경태)는 중국 요녕성 안산시 등오특구내에
20만평규모의 한국전용공단을 조성, 올해 5개사를 유치하는등 총20~30개
업체를 입주시킬 계획이다.

한편 경남도 경기도 인천시등 광역시.도단위에서는 주로 자매결연등의
관계에 있는 중국 도시에 중소기업공단을 조성했거나 추진중이다.

해외 중기공단을 처음으로 추진한 경남도는 중국 산동성 교남과 위해에
총부지 54만6천평 규모의 경남도전용공단을 조성, 분양한지 2년여만에 61%를
분양한 상태이다.

현재 16개 중소업체가 28만2천평 부지를 차지하고 있다.

이중 위해에는 세운공업(농업용소형다목적차) 아리랑식품등 4개사가
가동단계에 있고 교남에는 명신기공(기계) 대륙식품 신라도자기 금강도기등
5개사가 최근 가동을 시작했거나 가동단계에 있다.

경기도는 토개공과 공동으로 심양에 총 25만3천평 규모의 중소기업공단을
조성해 10여개 업체를 유치한 상태이다.

인천시는 지난해 요녕성 단동지역에 41만8천평방m를 50년간 임차하는
계약을 체결, 현재 지역 중소기업들에 입주신청을 받고 있다.

베트남 하이퐁에도 인천공단을 설치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이밖에 대구시가 중국 광동성 청계진에 부지 12만평 규모의 대구공단을
조성키 위해 작업중이고 부산시 충남도 등도 해외공단 조성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문병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