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원이 24일 내놓은 "여신전문금융업 구조조정추진방안"은 오는
98년부터는 우리나라에도 미국의 파이낸스컴퍼니나 일본의 신용판매회사처럼
한 금융기관에서 여러종류의 여신서비스를 할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이
골자다.

지금은 리스회사에서는 리스만, 할부금융회사에서는 할부금융만, 카드회사
에서는 카드론만 받을수 있으나 앞으로 한 금융기관에서 이들 업무를 모두
취급하게 한다는 것이다.

여신전문금융기관들의 업무영역파괴인 셈이다.

금융전반에 진척되고있는 겸업화 추세,시장개방에 대응하기 위한 대형화
유도, 소비자의 수요 다양화등에 대한 다목적 포석이다.

일견 규제완화로 보이지만 대내적으로는 그동안의 "영역 보호울타리"가
허물어져 심각한 경쟁을 예고하는 것이고 대외적으로는 "개방"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 관련업계의 환골탈태가 요구되고 있다.

<> 배경 =이같은 구조조정 방안이 나온 것은 현재의 칸막이식 업무영역
으로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입등으로 곧 국내에 진출할 것으로 보이는
외국의 여신전문금융기관과 경쟁하기 힘들 것이란 점에서다.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려면 우선 업무영역에 제한을 두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와함께 <>현재 단종금융기관들의 업무가 지나치게 세분되어 있어 금융
전반의 겸업화추세와 거리가 멀고 <>취급업무의 제약으로 여건 변화에
신축적으로 대응하는 능력이 떨어지며 <>수신(예금)을 받지 않아 규제가 덜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각 근거법에 따라 지나치게 복잡한 규제를 받고 있다는
현실등이 두루 고려됐다.

<> 대상업종 =우선 재경원장관의 인가를 받는 리스 신용카드 할부금융
신기술사업금융회사등 4개 업종으로 한정했다.

그동안 이들 업종은 각기 칸막이를 막고 특화된 영업을 해왔으나 영업대상
이 서로 중복되고 업무의 성격이나 추진과정이 매우 비슷하다는 판단에서다.

크게 볼때 <>수요자금융(리스 신용카드 할부금융) <>기업신용(리스 신기술)
<>소비자금융(신용카드 할부금융)등 비교적 같은 범주에 속하는 업종들이란
얘기다.

이윤재 재경원은행보험심의관은 "4개업종을 대상으로 우선 그림을 그리되
필요하면 창업투자회사나 팩토링사들도 검토대상에 포함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 업무행태 =아직 정확한 방침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회사 규모에 따라
여신업무를 모두 취급하거나 개별분야에 특화할 수 있도록 한다는게 재경원
의 구상이다.

예컨대 자본금이 1천억원을 넘으면 신용카드(현재 평균납입자본금 6백
50억원) 리스 할부금융을 모두 취급하고 자본금이 적으면 일부 분야만
취급토록 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같은 계열사끼리의 통폐합등 합병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대형화도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현재 할부금융을 갖고 있는 30대그룹들이 자연스럽게 리스업무나
신기술사업금융업무에 참여할수 있게 되어 진입규제나 소유구조상의 제한도
사실상 사라지게 된다.

<> 향후 절차 =내년에 "여신전문금융기관에 관한 법률(가칭)"을 제정해
98년부터 시행에 들어갈 계획이다.

그때까지는 현행법상 가능한 범위내에서 부분적인 업무영역 조정과 규제
완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올들어 리스업에 팩토링업무를 허용해준 것처럼 가급적 업무영역을 서로
터주는등 개별 여신금융기관의 업무영역을 대폭 확대해 준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인 방안은 올 하반기에 따로 마련, 발표할 예정이다.

< 육동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