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전전자교환기(TDX)의 수출전략이 선진형으로 바뀌고 있다.

지난 90년대초부터 국내시장의 협소성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시장개척에
적극 나섰던 국내 교환기생산업체들이 지금까지 국내에서 직접 생산수출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주요 수출국에 대한 현지합작공장설립등을 통한 철저한
현지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통해 생산비를 절감하고 인접 주변국으로 제품수출을 확산하는 거점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일부 업체들은 현지 생산공장에 연구개발기능까지 부여, 현지생산품의
품질향상을 도모하고 완전한 토착화를 통해 우리 기업의 이미지를 제고
시키면서 시장을 다지는 다양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교환기업계의 현지화를 통한 거점전략은 교환장비의 공급특성이 1회로만
끝나지 않고 증설등에 따라 추가로 공급물량이 생기는데다 특정회사의
제품을 쓰게 되면 호환성유지등을 위해 같은 제품을 계속해 쓰는 경향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LG정보통신은 국내 교환기업체 가운데 현지화를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이 회사는 91년 10월 루마니아 수도인 부쿠레슈티에 루마니아 국영통신장비
회사인 일렉트로마그네티카사와 합작공장(EMGS)을 세워 92년부터 반제품
생산을 시작했다.

이 합작사는 이후 연간 15만회선 생산시설을 갖추고 95년부터는 완제품
생산과 함께 현지 연구인력등을 확충해 독자적인 연구개발기능까지 갖추고
품질제고에 나서고 있다.

LG정보통신은 이 회사에서 생산하는 교환기를 루마니아 전역에 공급하는
한편 몰도바등 다른 인접국가로의 진출을 위한 중심으로 활용,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지난 94년에는 베트남 하노이시에서 베트남국가통신청과 합작으로
총자본금 400만달러규모의 VKX사를 세워 연간 30만회선의 생산시설을 갖추고
베트남통신현대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 회사는 앞으로 LG정보통신이 라오스 캄보디아등 국가로 진출하는
전진기지역할을 하게 된다.

LG정보통신은 러시아 모스크바, 중국 산동성 웨이팡시와 광동성 은평시
등에도 합작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대우통신도 해외 교환기합작공장 설립과 주변국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우즈베크공화국 통신부와 공동으로 총자본금 650만달러
규모의 합작공장을 수도인 우르겐치시에 설립, 오는 7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회사는 소용량교환기를 연간 15만회선정도 생산, 우즈베크공화국 전역에
공급하고 인접국가로의 수출도 할 계획이다.

대우통신은 우크라이나공화국과 벨로루시공화국에 각각 연간 30만회선규모
의 교환기 합작공장을 세워 97년초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다는 방침
이다.

이 두 국가와는 내달중 공식적인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산동성 위해시에 산동성체신공사와 합작으로 총자본금
2,000만달러규모의 교환기공장(SST)을 93년 7월 설립, 연간 100만회선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와함께 최근 1,000만달러를 투자해 인도 L&T사와 합작으로
현지 통신시스템 생산및 판매회사를 설립키로 합의했다.

국내 교환기업계는 올해 3월현재 TDX교환기 117만3,000회선(3억7,200만
달러)을 필리핀 폴란드등 14개국가에 내보내는 성과를 거두었다.

또 우즈베크공화국등 6개국가에 40만1,000회선(1억4,800만달러)에 대한
계약이 성사돼 수출이 대기중이다.

지난 91년부터 수출이 본격화된 국산TDX가 해외에서 벌어들인 돈은 5억
2,000만달러에 달하고 있다.

< 윤진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