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서를 찾는 인구가 늘고 있다.

대학 부교재 수요가 전체 외서시장의 주류를 이루던 과거와 달리 근래에는
직장인을 중심으로 외국도서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처럼 외서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 대형서점이 외서매장
확장에 나서고 있으며, 외국 유명출판사들도 국내 진출을 서두르는등
출판시장에 적지않은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수입도서 규모는 93년이후 매년 30%이상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교보문고 을지서적등 대형서점에서 운영중인 외서코너도 매출액에서
비슷한 비율로 성장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외서에 대한 이같은 관심 증대는 90년대이후 한층 치열해진 국제경제
환경속에서 각 기업들이 혁신전략을 모색하면서 대두되기 시작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

대학교재를 제외한 대부분의 외서가 비즈니스도서등 사회과학서인
사실에서도 드러나듯이 국내외 경제환경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받고있는
셈이다.

최근 들어 특히 두터운 독자층을 형성한 외서분야로는 경제.경영서와
미래서가 꼽힌다.

마이클 해머의 "Reengineering" 출간을 계기로 촉발된 기업 경영혁신
바람과 함께 선진경영기법을 다룬 책들이 잇달아 국내에 소개되면서 외서에
대한 관심이 함께 높아진 것.

또 다가올 21세기에 대한 각종 사회.경제 예측을 담은 미래서도 상당한
독자층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번역본이 출간돼있는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의 "Power Shift"나
미MIT 레스터 서로교수의 "Head To Head", 영예일대 폴 케네디교수의
"Preparing For The 21st Century", 빌 게이츠의 "Road Ahead"등의
영문 원제가 별다른 거부감없이 받아들여지는 것도 국내 외서시장의
확장및 미국 일본등의 출판정보가 곧바로 쏟아져 들어오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대형서점 외서코너 관계자들은 또 각 신문및 잡지에서 외서소개코너를
별도로 두고 최신 간행물을 정기적으로 소개한 것도 외국도서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커다란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하고 있다.

근래에 소개돼 관심을 끌고 있는 미래및 경영혁신 관련서로는 "제조업과
유통업이 함께 사는 법"(미즈구치 겐지외저 다이아몬드사간) "풍요의 종말"
(제프리 매드릭저 랜덤하우스간) "규제파괴"(일동양경제신보사간)
"신산업사회의 구상"(다나카 나오키저 일본경제신문사간) "Company Man"
(앤소니 샘슨저 랜덤하우스간) "Visionary Company"(제임스 콜린스,
제이리 포라스공저)등이 있다.

또 "21st Century Jet"(칼 사바저 스크리브너간) "The Future of
Capitalism"(레스터 서로저 모로간) "The Royalty Effect"(프레드릭
라이히헬트저 하버드비즈니스스쿨간) "The Death of Competition"
(제이스 무어저 하퍼비즈니스간) "Pop Internationalism"(폴 크루그만저
MIT출판부간)등은 올들어 출간됐지만 상당한 반응을 모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대형서점을 중심으로 외국도서 수입서비스가 강화되고 있다.

서점 외서코너에서는 자체 수입 판매하는 도서이외에 독자가 필요로
하는 책을 따로 주문받아 공급하고 있다.

주문후 책을 받아보기까지 보통 2~3개월이 소요되며 책값이외에 별도의
항공운송료를 독자가 부담해야 한다.

또 컴퓨터통신을 이용한 도서주문배급서비스도 연초부터 시작됐다.

하나학술정보(HBC)가 하이텔 천리안등의 컴퓨터통신망을 통해 경제.
경영서는 물론 인문.사회.자연과학등 총50만권의 외서 검색및 주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

HBC측은 3~4주면 원하는 책을 받아볼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는 영어권 서적만 데이터검색과 주문이 가능하지만 곧 일어서적에
대한 서비스도 시작할 계획이라고.

이외에 인터넷에 올라있는 세계적인 출판사들의 북사이트를 이용,
신간서적을 직접 주문할 수도 있다.

한편 국내 출판자본시장의 개방(97년 1월1일)을 앞두고 세계적인 출판사,
특히 대형 사회과학도서 출판사의 국내 사무실 개설이 잇따르고 있다.

이는 합작선 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의도와 함께 문학서적에
비해 비교적 쉽게 독자층을 확보할 수 있는 이들 책을 중간거래선없이 직접
판매하려는 전략에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외국 출판사는 약10곳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국의 맥그로힐, 시몬 앤드 셔스터, 하퍼 콜린스, 타임스 미러 인터내셔널
등이 이미 사무실을 마련, 출판관련 정보수집에 나섰으며, 일본의 강담사
등도 한국진출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김수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2일자).